가장 가까운 사람이기에 나는 그대의 가장 아픈 곳을 안다. 어디를 찔러야 비명이 터지는지 어느 결이 가장 연약한 살점인지 나는 그 마음의 설계도를 쥐고 있었다.
그 모든 걸 알면서도 한 마디 말을 더해기어이 그 급소를 찾아 날카롭게 박아 넣었다. 그때의 나는 그러고 싶었고 그래도 되는 줄로만 알았다.
내뱉는 순간의 해소는 서늘한 쾌락이었으나 그것은 결국 내가 짊어져야 할 긴 후회였다.
그대는 고통을 모르는 성자가 아니었다. 내가 도려낸 마음의 자리는 쉽게 아물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그대는 그 흉터를 가린 채 나의 모난 그림자를 다시 안아주었다.
이제 묻는다. 가장 아픈 곳을 골라 찔렀던 이 오만한 손을 대체 어디에 감추어야 할까.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마저 부끄럽다. 그저 입안에서 맴돌 뿐 나는 그저 그대 주위를 겉돌며 나서지 못하는 후회 속에 갇혀 있다.
내가 남긴 흉터가 새살로 돋는 시간 동안 나는 그저 멀리서, 그 아픈 궤적을 지켜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