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빛이 없다면 어둠도 없다. 이 말은 단순한 물리학의 원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살아가는지를 묻는 철학적 선언이다.
어둠은 실체가 아니다. 그것은 빛이 없는 상태, 즉 부재의 이름이다. 우리는 빛이 있을 때만 어둠을 정의할 수 있고, 빛이 없다면 어둠이라는 말조차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악도 마찬가지일까? 악은 선이 없는 상태인가? 악마는 선의 그림자인가?
나는 이 질문 앞에서 멈춰 선다. 세상은 때때로 너무 어둡고, 사람들은 너무 쉽게 상처받고, 너무 쉽게 상처를 준다.
모텔에서 친구를 해부한 19세, 흡연장에서 노인을 폭행한 청년, 된장국 한 그릇을 이미지로 소비하는 언론, 시험지를 SALSA로 읽은 학생을 조롱하는 교사.
이 모든 장면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해석하고 규정하며, 그 해석을 권력으로 삼아 인간다움을 훼손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 모든 어둠은, 빛이 있었기에 생긴 것이다. 우리가 선이라는 기준을 갖고 있었기에, 그 반대편을 악이라 부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기본은 악이 아니라, 선과 악이 공존하는 긴장 상태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빛을 향해 걷고, 때로는 그림자 속에 머무른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다.
세상은 원래 암흑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암흑 속에서 누군가가 빛을 켰고, 그 빛은 어둠을 만들었고, 그 어둠은 우리에게 선택을 남겼다.
나는 묻는다. 우리는 그 선택 앞에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악마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는 빛이 꺼진 자리에서 생긴 그림자다. 그리고 우리는, 그 그림자 속에서 빛을 다시 켤 수 있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