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책을 읽고
나는 그 모든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
키가 작고 깡마른 아이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서 있었다.
단단한 몸이었다.
맹수 같은 눈빛이었다.
곤이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단순하고 투명했다.
나 같은 바보조차 속을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서로 닮을 수는 없었다.
나는 너무 무뎠고
곤이는 제가 약한 아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센 척만 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큰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