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하면서 내가 변한 것 같아요!

<테크 심리학>을 읽고

by 여르미



가끔은, 핸드폰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기사를 읽다가 블로그를 한다.

이북을 읽다가 유튜브를 본다.

정말 궁금해진다.



분명, 예전에 핸드폰 없던 그 시절도 있었을 텐데.

그땐 뭘 하면서 살았지?






주변이 바뀌면 삶도 바뀐다.

생각과 감정이 바뀐다.



나라는 '성격'은 변치 않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처음에 알아채기 어려울 뿐이다.

우리는 서서히 변해왔다.

예를 들면 같은 '고독'이란 단어도,

과거 사람들과 우리는 다르게 느끼고 표현한다.




이 책의 주제는 꽤 묵직하다.

바로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그리고 우리의 자아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묻는 책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핸드폰이라는 공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테크 심리학>에서는 특히

외로움, 지루함, 자아도취, 집중, 분노, 경외감

같은 감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본다.




기술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왔고,

또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고독




이전 세대들에게 고독은

꼭 마주해야 하는 존재라 여겼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삶은 유한하다.

누구나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

인생은 고되고 단조로운 것이며,

지루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 고독이란 '외로움'일뿐이다.

점점 더 핸드폰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기를 바라고,

그렇지 못할 때는 금세 불안해한다.





하지만 <테크 심리학>에서는

고독을 두려워하는 분위기는

'만들어진' 것이라 말한다.

유명인, 의사, 이러한 두려움으로 먹고사는 기업들이

'공식 질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외로움을 견디고 고독을 감내하면서도,

불안을 느끼지는 않았다.

19세기에 고독은 중요한 덕목과 가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홀로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고독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으로 빠져든다.








자아도취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린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평생 셀카를 약 2만 5천번

찍는다는 추정치가 있을 정도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넷은 세상의 전부다.



자아도취, 자뻑,

자신을 자랑하고 높은 자긍심을 품는 것.

이런 자아도취자들은 너무나 많다.





최근엔 SNS가 새로운 종류의

자아도취를 만들어냈다.

이는 자신만 바라보던 신화 속 나르시스보다

훨씬 사교적이다.

현대인은 더 이상 자신의 외모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자신감을 얻을 수 없다.

자기 확신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이 칭찬해 주고,

인정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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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

자립할 수 없다.









지루함




지루함이란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이 말은 19세기 중반에서야 등장했다.

산업화로 인해 노동이 공장으로 옮겨지며

노동에 포함되었던 구원이라는 요소는 사라졌다.

대신 '고되다'는 감정은 새롭게 등장한 감정,

즉 '지루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또한 축음기, 라디오 같은 발명품 등장해

지루함을 날려주겠다고 속삭였다.

마지막으로 지루함을 질병으로 만들어버린

치유 문화도 이를 부추겼다.





사람들은 점점 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한다.

민감해진다.

온 세상을 손바닥 안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왜 지루해야 하는가!

우리는 끊임없이 먹잇감을 찾아 기분을 전환하고

더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선다.




끊임없이 자극받고,

어떤 일이든 관여하며,

누군가와 연결되어야 한다.




사실 지루함이란 상상력과 생산력을

높이는 휴식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루함을 어떻게든 피해야 할

쓸데없는 감정으로 여기게 되었다.








우리는 언제나 착각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계속해서 정보를 욱여넣는다.

집중력은 무한할 거라 생각한다.



핸드폰을 연다. 도파민이 콸콸 분비된다.

우리가 올린 게시물이 널리 퍼질 거라는 희망,

디지털 인맥을 형성해가는 소소한 즐거움,

화면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하는 게시물,

맘껏 분출할 수 있는 자유,

뒤이은 후회,

뭔가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 등이

두둥실 떠다닌다.





우리는 지금 경계선에 살고 있다.

감정을 반으로 나눈 경계선.







이 중 절반은 탄소로 만들어졌다.

우리의 세포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

육체적인 것들로 만들어진

우리의 감정이 한 쪽에 있다.




반면, 나머지 절반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다.

반도체로 이루어진 그곳엔

우리의 디지털 자아가 있다.




우리는 어디에 속해 있을까?

과연 두 경계선 양쪽에 모두

두 다리를 펴고 설 수 있을까?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점점 디지털화되어간다.

사소한 일상의 행동들.

가령 사진 찍기와 인스타 하기 같은

지극히 사적이고 하찮은 것들은

우리를 슬쩍 바꿔놓고 있다.



디지털화되는 세상을 비판하기보다는

무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테크 심리학>은,

우리의 디지털 감정을 이해하기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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