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보드게임
연인과 나는 보드게임을 매우 좋아한다. 보드게임 중에서도 퍼즐류를 즐기는 편이다. 최애 보드게임은 블록커스.. 게임가능 연령도 7세 이상이고 게임규칙 또한 매우 간단한 편이다. 나는 머리가 좋지 않고 복잡한 것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버겁기 때문에 연인은 보드게임을 고를 때 매우 신중하다. 게임가능 연령은 6-7세, 규칙은 2-3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고른다. 함께하기 위해 연인은 많은 에너지를 쓴다. 고마운 사람이다.
지난 주 토요일엔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결이 달라요."라고 말하며 의기양양하게 새로운 보드게임을 가져왔다. 게임명은 <can't stop>. 룰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막상 해보면 단순하다. 네 개의 주사위를 굴려 두 개씩 조합하고 가장 먼저 정상에 오르는 자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확률상 7이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에 7이 가장 높다. 2나 12는 세 칸만 오르면 되는데 매우 적은 확률로 나오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한다. 운빨 받으면 본인의 턴에 몇 칸이고 등반할 수 있는데, 오 지저스! 6, 7, 8에 본인의 마커가 있으면 계속 주사위를 던지고 싶다. 적당할 때 멈추고 베이스캠프를 둬야 하는데 몇 칸이고 등반한 경험이 있으면 정말 멈출 수 없다, 아니 멈추기 싫다. 계속 등반할 수 있을 것 같거든.. 온갖 기괴한 함성을 지르며 게임을 했는데 연인은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어요, 라며 매우 흐뭇해했다.
게임을 하는 내내 정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이 흥분이 매우 낯설었다. 경험한 적 없는 그런 종류의 흥분. 게임에 승리하고 마치면서 연인에게 말했다. "나는 정말 도박은 하면 안될 것 같아요."
이 날은 루미큐브-캔트스탑-세트-산토리니 순으로 한 3시간 정도 보드게임만 하고 놀았다. 엣헴! 우리집엔 18종의 보드게임이 있다. 잇힝. 단순하고 아름다운 보드게임을 발견하느라 고민하는 연인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