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시도하는 설계의 정석
<Perspective와 Viewpoint는 무엇인가?>를 쓰면서 연재가 자칫 용어 타령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멈췄다가 생각을 이어 쓰는 글입니다.
먼저 요즘 한참 개발 중에 중국인 대상 제주 여행 사업을 진행하다가 마음속에 담아 둔 '관점'이 내면에서 솟아나 말을 걸었습니다.
방금 전에 제가 몰입했던 행동들을 한 장에 묘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 이제 제 머릿속에서 벌어진 일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풀어 보겠습니다. 먼저 제 생각의 바탕이 되는 콘텐츠는 바로 이 웹 콘텐츠입니다. 영업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공개할 수 있네요. 중국인 대상 제주도 광광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지죠. 그런데, 이걸 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느낌은 다양합니다. 당연한 일이죠. 예를 들어, 중국어를 읽을 수 없고 해당 콘텐츠에 관심도 없는 분은 그냥 닫습니다. 마치 우리가 길거리에서 관심 없는 전단지를 받는 느낌과 유사하죠.
반면에 중국어를 읽을 수 있거나 심지어 읽지 못해도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지만으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자신의 알고 있는 경험이나 정보와 비교해 보기도 하고요. 그런 건들을 관념화한 표현이 관점(觀點)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작업 시도에서 저는 콘텐츠를 쓱 훑어보며 대강의 내용을 살폈는데, 모르는 중국말도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은 것은 그냥 넘겼습니다.[1] 그렇게 대강의 내용을 파악한 뒤에는 별도로 익히고 싶은 표현은 사전을 찾아보며 중국어 공부를 하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애초에 분명한 목적을 갖고 시작한 작업이 아닌 탓에 탐색에 따라 목적이 다른 작은 활동을 하게 된 것이죠.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살펴보니 특정 문구에 눈길이 갔습니다. 한정수량을 나타내는 중국말 '限量抢订'을 보면서 이런 내용은 제목에 붙일 것이 아니라 '태그'로 나눠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 것이죠. 그런데 이 문제는 단박에 혼자 결정을 내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실무자의 다양한 입장을 확인하고 최선 안을 니야 하는 일이죠.
그래서, 이후에 해야 할 일로 기록(백로깅)을 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입장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웹 콘텐츠를 인공지능이 읽어서 대신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흔히 말하는 에이전트를 꿈꾸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에이전트는 실험의 대상에 가깝고, 현실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구글 AI 스튜디오를 통해 현실적인 기댓값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앞서 제가 그렸던 그림을 독자님들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업무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웹 콘텐츠 하나를 두고 저 사진도 다양한 입장을 갖게 되어 서로 다른 맥락을 바탕에 둔 관점들로 보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을 종합해서 하나의 그림에 담았는데, 앞서 소개한 '뷰 모델'이 별 게 아니죠. 그냥 이렇게 같은 대상을 두고 사로 다른 관점을 투사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관점을 펼쳐 놓는 시각화가 가능해지고 상충관계를 다룰 수 있습니다.
즉흥적으로 제가 한 행동의 내면 스캔을 떠서 글로 쓰면서 관점을 설계에 활용하는 예시를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시도해 보고 나니 다행히도 효용성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효용성이 바로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한 조감도(鳥瞰圖) 같은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IT 컨설팅을 할 때 수도 없이 보아온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대개는 '시스템 아키텍처'란 이름을 붙였지, 조감도(鳥瞰圖)라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우연하게도 얼마 전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 대해 강의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를 시각화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중요 요소를 드러내고 관계를 짓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개발 대상인 소프트웨어 역시 UI를 제외하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보려면 조감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1] 무의식적으로 작업 세션(Session)이라고 했다가 적합한 표현인지 몰라 '작업 시도'로 수정합니다. 세션을 붙였던 이유는 작업 의도나 단계 변화를 담으려고 습관적으로 쓰고 있어서입니다.
1. 옵션: 공동의 가치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안내와 제안
2.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