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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피J Sep 05. 2024

부모의 사랑, 그 영원한 테마

아무 일 없이 커주기만 해도, 그게 큰 일

사랑. 청춘. 운명. 도전...

두 글자만 들어도 사람 마음을 흔드는 불멸의 테마들이 있습니다. 가족도 그중 하나죠.


오늘은 가족, 그중에서도 부모의 사랑을 주제로 한 카피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2020년 싼타페


애 아팠던 날 밤 기억나?


그때 진짜 별 생각이 다 나더라


우리 예전에

얜 아이돌로 키워야 돼 이랬잖아?


근데, 이제는 다 필요 없고

지금 이대로,

아무 일 없이 컸으면 좋겠어


자막) 사랑해


SANTA FE



"지금 이대로, 아무 일 없이 컸으면 좋겠어."

제가 부모라서 그런가. 사실 그래요. 아무 없이 커주기만 해도, 그게 일이죠. 괜히 고개를 끄덕끄덕.


딱히 힘주지 않고 툭, 툭, 던지는 듯한 대화체 카피도 좋고, 깔끔한 연출과 선곡 또한 인상적입니다. 다시 봐도, 참 예쁜 광고인 거 같아요.



2012년 홈플러스 생명의 쇼핑카트 캠페인


다섯 살 은석이의 꿈은,

여섯 살이 되는 것입니다


은석이 엄마의 꿈은,

은석이 엄마로 계속 사는 것입니다


거창한 것이 아닌

그냥 살아가는 것이 이들의 꿈입니다


나이는 다섯 살,

항암 치료는 여덟 번

나이보다 더 많은 전쟁은 치렀고

인생의 반을 병원에서 보냈습니다


은석이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울면 엄마가 운다는 것을


은석이 엄마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울면 은석이가 운다는 것을


이들의 꿈을 꿈으로만 남겨두지 않게 해주세요          


백혈병 및 소아암 아동 사망 원인 2위 완치율 70%

지금 홈플러스에서 상품을 구매하시면 기금이 쌓이고

그 기금으로 어린 생명을 살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쇼핑

Home plus



싼타페 카피와는 조금 느낌이 다르죠.

저에게 카피가 사람 마음을 쥐고 흔들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그런 광고 카피 중 하나입니다.


눈물 쏙 빼는 한 줄 한 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다섯 살 은석이의 꿈은, 여섯 살이 되는 것입니다"라는 첫 줄은 처음 보자마자 소름 돋았던 기억이 있어요.


이 광고는 지금 다시 봐도, 울컥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파토스(pathos)는 카피의 힘이 8할, 아니 9할이라 생각합니다.



제품 장점을 어필하는 것도 광고 카피의 일지만, 타겟 아니 사람 마음을 훔치지는 것도 광고 카피의 일입니다. 그리고 사람 마음을 훔치기 위해선 사람 마음부터 읽어야겠죠. 그게 순서니까요.


오늘 하루도 좋은 글, 좋은 영화를 읽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내 옆 사람 마음을 읽는 하루가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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