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아기와 도전한 영국유학
영국에는 다양한 도시와 지역이 존재하며, 각 지역마다 각기 다른 매력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국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주지 선택은 학업성과, 경제성, 생활 품질, 문화적 경험, 안전과 치안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상당하다. 신중하게 선택한다면 학문적으로 풍요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영국 내 거주할 지역을 선정하는 것은 우리 가족의 미래와 경험을 최적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 가족이 생활하는데 적합한 지역을 선택한 기준과 고민한 과정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생활비와 경제적 측면
여러분 모두 알다시피, 영국의 각 지역마다 생활비가 다르며, 런던을 비롯한 주요 도시는 생활비가 높을 수 있다. 학비와 가족의 생활비를 고려하여 예산과 맞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물론 대형마트에서 식자재 비용은 그나마 편차가 적지만, 가장 지역마다 렌트비가 천차만별이다. 영국살이를 하면서 가장 큰 지출은 렌트비용이기 때문에, 아마 가족들이 함께 유학길에 오른다면은 지역별 렌트비용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하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영국의 가스비, 전기비와 같은 공공요금이 꽤 많이 상승하였다. 카운슬 텍스, 중고차 비용, 가구구입비 등 지출요인이 많은 만큼 경제적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어느 지역이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적합한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접근성
접근성은 교통 편의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선택한 거주지가 교통 인프라가 잘 발달해 있다면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간을 절약하고 일상생활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왜냐하면 유학생활에 있어서 시간은 금이고, 시간 절약은 유학의 성공을 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런던과의 접근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런던에 오페라 공연, 한인 레스토랑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길 거리가 많아 자주 여행을 가게 되며, 필요한 경우 런던 공항, 주영한국대사관을 이용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근데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런던을 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면 어떻게 될까? 만약 차로만 3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면 너무 번거롭고 시간과 돈이 꽤 소요가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가족들은 그냥 동네에서만 머무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
치안 및 안전
2년 이상 가족들이 타지에서 살게 될 지역이 범죄율이 높고 치안만족지수가 낮다면 어떻겠는가? 기사에서 동네 주변에 사건사고가 많이 난다면 불안하지 않을까? 이처럼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공부와 생활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판단을 NUMBEO라는 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었다. 이 사이트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도시와 국가의 생활비, 주거비, 교통, 음식, 여가 활동, 치안 등 다양한 지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다. 이 웹사이트는 세계 여러 지역의 치안 수준, 물가 등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개인들이 여행이나 유학, 이민을 고려할 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주를 희망하는 지역이 있으면, 이 사이트에서 조회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필자의 경우 2살 된 아이가 있기 때문에, SNS를 통해 현지유학생 또는 졸업생, 교민들에게 직접 연락하여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와이프와 함께 유튜브, 구글맵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도시환경과 주변시설들을 지속적으로 체크하였다.
본머스(Bournemouth)로 결정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 가족은 거주지역을 본머스(Bournemouth)로 정했다. 본머스는 해변 도시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장소였다. 대학과 학업에 집중하면서도 해변에서의 휴식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이러한 균형이 우리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해변의 모래사장은 아이를 데리고 놀러 가기 매우 좋은 장점이 있었다.
또한 NUMBEO를 통해 확인한 바, 안전지수가 상당히 높은 도시중 하나였다. 실제로 영국의 도시들 중에서 지역 안전, 환경, 기후 여건으로 인하여 본머스는 은퇴하고 살고 싶은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살아보니, 본머스에는 일자리에서 은퇴한 노인분들이 굉장히 많으시고, 즐기면서 지내고 계셨다. 그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해가 뜨는 날이 많아서, 영국 치고는 기후가 꽤 괜찮은 도시였다. 참고로 우리가 영국에 2년 가까이 거주하면서 여름에 선풍기를 사용한 횟수는 3번 정도였다. 그 정도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다양한 유럽인들이 여름휴가로 많이들 찾아오고 있었다.
또한 런던과의 거리가 3시간 정도로 아주 멀지는 않고, 필요할 때 큰 도시로 갈 수 있는 접근성이 좋았다. 이뿐만 아니라 본머스 공항이 따로 있었고, 영국의 다른 도시, 유럽권 국가들과의 연결이 잘 되어있어 여행하기에도 매우 편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참고로 본머스에는 한인마트(Seoul Plaza)가 시내에 있어서, 한국 요리도 해 먹기 좋고 사우스햄튼과도 가까워 Costco를 종종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본머스대학교는 아주 명성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난관리를 공부하는데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학교였다. 교수들의 해외프로젝트가 활발했고, 동문들과의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필자처럼 직장인들이 많이 공부하는 석사학위 과정으로 학생들 간의 공감대 형성에 용이하였다. 그리고 어학연수로 유명한 곳 중 하나로, 와이프가 영어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도 수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본머스를 선택한 이유는 학업뿐만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머스에서 2년 가까이 거주한 결과, 학업적 성취, 자기 계발, 육아환경, 주변 이웃들 모두 만족스러웠다. 본머스에서의 시간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과 성장의 기회를 선사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