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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댕 Nov 05. 2020

[그빵사]4. 스모어 쿠키

뇌피셜은 위험해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인터넷에서 '스모어 쿠키'라는 것을 보았다. 


원래 스모어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과자 위에 녹인 마쉬멜로우랑 초콜릿을 올려서 먹는 간식인데 스모어 쿠키는 이와 비슷하게 초콜릿 반죽 안에 마쉬멜로우를 넣어 굽는 쿠키라고 한다. 찾아보니 집 근처에는 파는 곳이 없어서 베이킹 영상을 찾아보니 어려워 보였지만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언니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에 맞춰서 스모어 쿠키를 만들고자 전 날 마트로 초콜릿 칩과 마쉬멜로우를 사러 갔는데 유튜브 영상에서 본 똑같은 종류의 마쉬멜로우를 찾았더니 왠지 시작도 전에 성공한 기분이 들었다.




첫 번째 홈베이킹이었던 마들렌은 기본적인 5개의 재료만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스모어 쿠키는 설탕도 흰색, 갈색 두 종류가 들어가고 재료가 총 합쳐서 11개가 필요했다. 핸드믹서도 사서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 유튜브 영상을 몇 분 단위로 쪼개가며 멈췄다 켰다를 반복하며 반죽을 만들었다.

코코아 파우더, 초콜릿 칩 등이 가득 들어간 냄새만으로도 달콤 찐득한 반죽을 1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내서 하얀색 마쉬멜로우를 쏙 넣었다. (마쉬멜로우를 전부 다 감싸지 않는 것이 포인트) 학창 시절 미술시간 때 만지던 찰흙 느낌이 들어 오랜만에 색다른 촉감을 만져보는구나 싶어 너무 재미있었다. 이제 이 반죽을 한 번 더 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170도로 예열한 오븐에 8분에서 10분만 구우면 끝이었다. 


'반죽은 오래 걸렸지만 굽는 건 쉽겠는데?'


달궈진 오븐에 동글한 반죽을 넣었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옆으로 퍼져 내가 알고 있는 쿠키의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 꺼내보려고 하니 겉면이 아직 말랑말랑한 게 아닌가! '그래, 오븐이 다르니 굽는 시간도 다를 수 있어.'라며 대략 10분간을 더 굽고 꺼냈더니 가운데 쏙 들어가 있던 마쉬멜로우는 타서 없어지고 겉면은 바삭하긴 한 공갈 쿠키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쿠키는 식으면서 바삭해진다고 하는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몰랐던 나는 그저 '더 오래 구우면 더 바삭해질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뇌피셜로 권장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쿠키를 구웠다. 모르면 하라는 대로 따라만 하기만 하면 반은 갈 텐데.


휴지시간 포함 2시간 이상 만든 반죽이 대략 20분 채 지나지않아서 망하니 너무나도 속상해 다음날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권장시간 그대로 10분을 지켜서 했더니 마쉬멜로우가 살아남아서 성공적인 스모어 쿠키가 만들어졌다.


앞으론 뭘 모를 때는 하라는 대로 정석을 지켜서 해보면서 뇌피셜을 특히나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스모어쿠키 3차 시도 사진

스모어 쿠키 차례대로 첫 번째 / 두 번째 / 세 번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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