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했던 종합예술 <연희 판타지아>

[26. 3. 15.] 대단했던 광대의 놀이판에 흠뻑 빠진 관객들

by 곽한솔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시민 리뷰단의 활동으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에서는 3월에도 <서울교방 6인 전 : 공화(空花)-허공에 핀 꽃> 등을 비롯해 볼 만한 공연이 많았습니다. 공연 리스트를 보고 뭘 볼지 고민을 하다 이내에 하나를 정했는데요.


바로 <연희 판타지아>입니다. 이 무대를 꾸미는 단체는 서울돈화문국악당 상주하는 창작연희단체 '광대생각'으로, 이들이 지난해 12월에 펼친 <어린이 환경극 "북극곰 이야기">을 너무나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주요 관람 대상이 어린이지만 어른이 봐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이가 많이 보는 공연인 만큼 주제 및 메시지가 뚜렷하고 관객이 쉽게 이해하도록 연출을 합니다. 공연 시간도 60분으로 길지 않고요. 그래서 부담 없이 편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를 가지고 서울돈화문국악당을 찾았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돈화문국악당 입구 등에는 공연 플래카드 및 포스터, 그리고 포토존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 관람 일시 : 3월 13일(금)~15(일), 금 13:00 / 토-일 14:00
* 관람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 관람 연령 : 전체관람가 (3세 이상 권장) / 티켓 비용 : 2만 원



돋보였던 관객과의 소통 & 개성충만 캐릭터

커튼콜 사진


공연 시작과 동시에 객석 뒤에서 등장하는 고릴라는 흥미로운 퍼포먼스로 공연의 몰입감을 높였고, 등장 때마다 분위기를 한껏 띄웠습니다. 대사가 없는 넌버벌 연희극이었는데요. 배우의 빼어난 연기와 무엇보다도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끌어 나가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고릴라 외에도 거북이, 거미와 나비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등장해 펼치는 몸짓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거북이가 등장할 때에는 역시나 일부 배우가 뒤에서 객석 통로를 지나면서 해파리 모형을 흔들며 바다 속임을 표현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어린이들이 해파리 등의 소품을 살짝 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통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거미의 힘찬 북 치기와 나비의 몸짓 등 개성 넘치는 각 캐릭터들은 관객의 흥미를 돋우었고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나는 거북이가 제일 좋아"라고 제 옆의 어린이 관객의 외침이 공연이 끝나고도 맴돌더군요. 어떤 어린이는 고릴라를, 어떤 어린이는 거미를 지목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 넘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광대들이 펼치는 묘기 & 압권의 연희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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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절정으로 치닫는 중반부에는 서커스 공연에서 볼 법한 접시 돌리기를 연상케 하는 막대로 종이 돌리기 묘기가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답니다. 현란한 묘기와 같은 동작에 관객은 열광했고요. 이때에도 객석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종이 돌리기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시종일관 관객을 위해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 좋았지만 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극 후반부 절정의 연희가 압권이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꽹과리, 북, 장고, 징을 들고 치며 신명 나는 연희 무대를 꾸몄는데요. 함께 사물놀이를 펼치다가 각 캐릭터가 독무를 펼치다가 다시 함께 어우러 치는데 신명이 넘쳤고요.


무대의 양 끝에서 라이브 연주를 담당한 관현악 및 아쟁 연주자도 사물놀이의 베이스 위에서 가락을 가지고 노는 듯한 훌륭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북청사자놀음 같은 퍼포먼스로 유종의 미를 장식했습니다.


빛나는 무대의 주역 : 음악, 의상,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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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우리는 배우들이 주역, 이를 서포터 하는 이들을 숨은 조역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연희 판타지아 무대도 비슷했지만 숨은 조역이라고 하기엔 이들이 비중이 너무 컸기에 동등한 주역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선 무대 양옆의 총 4명의 악기 연주자들은 무대 시작부터 끝까지 라이브로 연주를 합니다. 선율을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어울리는 소리를 입히며 배우의 퍼포먼스를 한층 돋보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소품 및 의상 디자이너 분들 역시 또 다른 주역이었습니다. 고릴라, 거북이, 나비, 거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의상은 물론이거니와 수도 많거니와 다채로운 크고 작은 소품들을 책임졌기 때문입니다. "저걸 어떻게 다 준비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연희 판타지아>는 종합예술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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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반주와 캐릭터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소품의 지원 속에서 배우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연기를 하고 묘기를 펼치고 직접 악기를 들고 신명 넘치는 연희 무대도 펼쳤습니다. 그것도 관객과의 소통을 시종일관 펼치면서 말이죠.


이렇게 수준 높은 종합예술의 훌륭한 무대를 저렴한 티켓 비용으로 관람한 관객들은 가히 큰 행운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가 끝나고는 지상 마당의 포토존에서 출연 배우들과의 기념사진 촬영도 있었습니다. 공연을 본 어린이 관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관객과의 기념 촬영 모습


이 무대를 펼친 연희창작단체 '광대생각', 괜히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상주단체가 아니네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다음 무대에도 반드시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요. 우리의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이들을 힘차게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단 이 무대뿐만 아니라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모든 전통공연이 재미있고 훌륭합니다. 특히 오는 4월에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의 대표 레퍼토리인 10주년을 맞이하는 <산조대전>이 열리니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