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나는 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을 무척 좋아했다. 특히 바다와 별에 대한 이야기에 늘 흥미를 느꼈다. 그중에서도 별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것은 별은 언제나 하늘에 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그들은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은 항상 떠 있지만, 우리가 그 빛을 보지 못하는 순간이 더 많다. 낮에는 태양의 눈부심에, 때로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별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의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내 인생도 별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가 사는 삶은 늘 명확하지 않다. 모든 것이 잘 보이고 모든 길이 뚜렷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들이 있고, 그때마다 우리는 방황하거나 좌절하곤 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마치 별이 언제나 제자리에 있는 것처럼, 우리 앞에 놓인 길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내 인생에서도 많은 순간들이 그랬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갈팡질팡하며 두려움을 느끼고,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민에 빠졌다.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내가 했던 모든 선택과 경험들이 결국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발판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별이 구름 뒤에 숨어 있을 뿐,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처럼 말이다.
삶은 항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빛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불확실함 속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해 간다.
별은 여전히 떠 있고, 우리의 길도 여전히 이어져 있다. 그 사실만 기억한다면, 우리가 직면한 어둠도 그리 두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위스 로잔에서 찍은 밤하늘의 별. 서울에서도 볼 수 있는 같은 별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주어질 때에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그런 여유를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