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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딧 Jan 22. 2020

그래딧 인터뷰 #1

비건 패션 브랜드 'Notours' 신하나 공동대표

** ‘We Change Market 위체인지마켓’은 지속가능 패션을 추구하는 동료 선후배 여성 리더들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칼럼입니다. 이 칼럼은 同브런치와 네이버블로그(blog.iconple.com), 페이스북/인스타그램(we.change.market) 등에 동시 소개됩니다


지난 1년 아이콘플을 경영하면서,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은 진정성있는 철학을 갖고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는 동료 브랜드들입니다. 국내 지속가능 패션은 대기업 보다는 생각있는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요. 이들은 본인들의 생활 습관 깊숙한 곳부터 지속가능 철학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좁은 길일지라도, 시장이 커졌을 때 그때서야 끼어드는 대기업 쯤은 제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낫아워스’ 신하나 공동대표님을 소개합니다

신하나공동대표ㅣ낫아워스 NOTOURSㅣ서울

안녕하세요 대표님~ 먼저 독자들을 위해 NOTOURS 브랜드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낫아워스(Not ours)는 동물 착취 없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비건 패션 브랜드입니다. ‘Not ours’ 영문 그대로 ‘우리의 것이 아닌’ 이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털이 아닌 동물의 털’, ‘우리의 가죽이 아닌 동물의 가죽’ 이라는 의미와 ‘우리의 자원이 아닌 미래 세대의 자원’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욱스’로 발음되는 프랑스어 ‘OURS’는 ‘곰’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곰이 아닌’ 즉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것이 아닌’ 이라는 언어유희도 반영되었다 볼 수 있죠! 무심한 표정의 욱스가 낫아워스 대표 캐릭터가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제가 바로 무심한 OURS(욱스)랍니다'


그래서 낫아워스의 모든 제품은 Animal-free, PVC-free 입니다. 동물성 소재가 고급스럽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고, 품질 좋은 비동물성 소재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의 의류~가방~지갑 등을 제작하되, 불필요한 재고는 최소화하는 지속가능 패션을 지향합니다. 또한, 브랜드 론칭때부터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동물 단체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제품이 세상에 나오고 ~ 폐기되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역시 멋지세요! 최근에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 멤버가 되기도 하셨죠? 저도 준비중이랍니다!)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신슐레이트 패딩 점퍼(좌)와 비건 가죽 핸드백(우)


비건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요~?

낫아워스는 패션 디자이너인 박진영 대표와 마케터인 저 신하나,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고, 저희는 둘 다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있어요. 박 대표는 10년 이상 비건식을 유지해 왔고, 저는 2년 정도 되었죠. 저는 우연한 기회에 비거니즘 실천을 결심했고, 그러면서 ‘우리가 입을 옷을 직접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그 우연한 기회가 궁금한데요?)


2017년 직장인 시절, 마장동에서 회식할 일이 있었어요. 그날 소고기를 정말 질리도록 먹었죠.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진한 피 비릿내가 코를 넘어 머리를 찌르는 듯한 경험을 했어요. 그곳 일대가 정육점 거리이다보니 아무래도 더 자극적이었죠. 그럼에도 당시에는 당분간 육식은 자제해야겠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즈음 우연히 유투브를 통해 비건 활동가인 ‘게리 유로프스키’ 강연을 보게 되었어요. 1시간이 조금 넘는 영상을 계기로 비거니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전에는 비건을 ‘그저 고기 안먹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하나의 가치를 실천하는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건식을 하지만, 초반에는 식생활 보다 화장품/의류 같은 소비재를 바꿔가는 것이 더 쉬운게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박 대표는 요리는 일반인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화장품/의류 같은 소비재는 전문가가 아니면 만들기 힘든데, 시중에 좋은 품질의 비건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죠. 그런 대화를 계기로, 그 해 겨울 첫 프로젝트인 <페이크 퍼 하프 코트> 펀딩을 진행했고, 다행히 펀딩이 성공해서 지금의 낫아워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저는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이 친환경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저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계신 두 분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표님 어릴 적 꿈도 마케터였나요?

제 어릴 적 꿈은 가수였어요 ^_^ 노래를 좀 잘하는 편이어서 가수가 되고 싶다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오디션을 보거나 데모 테이프를 보내는 등의 적극성은 없었어요. 가수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만 하는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시도도 안해보고 꿈으로만 간직한채 노래방만 정말 열심히 다녔던 것 같아요 ㅋㅋ(대~박! 인터뷰를 여러 번 했지만, 가수의 꿈을 가진 분은 처음 뵙네요~ 나중에 노래방 미팅을 한 번 해야겠어요 ㅎㅎㅎ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계신 지금, 혹시 미련이 남지는 않으신가요?) 미련이 남는다고 하기에는 요즘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죠? 그런데 가끔 가수는 아니어도, 뮤직 엔지니어나 작곡가 등 다른 포지션으로 관련업에 종사하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는 해요. 그래서 아쉬움에 취미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나 찾아보는 중입니다



과거 직장에서 또는 현재 CEO로서 활동하면서, 여성이라 어려웠던 점 또는 오히려 장점이라 느꼈던 점이 있을까요?

먼저, 저희는 여성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서로 호흡이 잘 맞아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장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죠. 좋은 일, 안좋은 일 함께 나누면서 많이 의지가 되요. 친한 친구이기도해서 편하다는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과거 직장 생활할 때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었던 일들이 있긴 했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그렇지만, 어떤 문제가 생기면 회사는 조용히 무마시키려고 해죠. 많은 동료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을 겪어봤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맞는 친구와 일하는 지금이 정말 편하고 좋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해도 일을 하다보면 힘든 부분이 많은데, 두 분은 공/사 호흡이 다 잘 맞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부럽습니다. 여성은 시기심이 많다, 의리가 없다, 쉽게 분열된다 등의 사회적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말 오래가는 여성 기업으로 성장하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 주실거라 믿어요)



개인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해서 실천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비거니즘 자체가 적극적인 친환경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환경과 비거니즘은 매우 긴밀해요. UN 보고서에 따르면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전세계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한다고 해요. 자동차 등 교통수단(13.5%) 보다 높은 수치이죠. 이런 가축을 먹이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물과 곡식이 소모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환경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도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얼마전 ‘기생충’에 외국영화상을 선사한 골든글로브 시상식 디너 만찬도 비건식이었다고 해요. 기후 변화에 대한 이 시대의 메세지를 담은거죠. 그렇게 점점더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그 외에는, 텀블러나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빨대 안쓰고, 비닐 사용 줄이기 등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을 겸하고 있습니다



머리속에 그리고 계신 10년 후의 NOTOURS와 10년 후의 대표님을 소개한다면요?

지금은 우리 브랜드를 소개할 때, ‘비건 패션 브랜드’ 라는 말을 꼭 붙입니다. 아직 비건에 대한 의식이 생소하기 때문에 부연 설명이 꼭 필요하죠. 10년 후에는 낫아워스가 비건 브랜드인 것은 당연하게 인식되면 좋겠고, 지금의 스텔라 맥카트니처럼 예쁘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구매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10년 후에도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맞습니다. 10년 후에는 더이상 지속가능 패션이라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것이 당연한 시대가 될거라 기대합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 조만간 박진영 대표님도 소개할 기회 부탁드립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고 싶은 브랜드 하나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다음 인터뷰에서는 만나고 싶은 브랜드는, 오가닉면과 리사이클 플리스 등으로 예쁜 옷을 만들고 있는 그래인(Graenh)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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