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 어떤 작가분이 댓글로 상처를 받았다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뉴스 기사나 SNS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브런치에서 보게 되니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2. 욕설이 담긴 댓글을 읽다 보면, 내용과는 상관없이 과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상대보다 그 사람의 상태가 더 보이기도 합니다.
공격은 보통 상대를 향한 판단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3. 누군가의 글을 읽다가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초라해진 느낌이 들 수도 있고, 무시당한 것 같을 수도 있고, 비교되는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에는 마음이 버겁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보냅니다.
“저 사람이 문제야.”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투사에 가깝습니다. 자기 안에서 견디기 어려운 감정이 타인의 결함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댓글은 그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4. 익명성은 마음을 가볍게 만듭니다. 관계의 결과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눈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의 표정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관계가 사라지면 억제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때 공격은 표현이라기보다 배출에 가까워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댓글의 대상이 꼭 문제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로는 괜찮아 보이는 사람에게 더 향하기도 합니다. 그 존재가 자신의 결핍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나는 못하는데.”
“나는 저렇게 못 사는데.”
“나는 아직 그대로인데.”
5. 그 불편함은 어느 순간 분노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음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저 사람 별거 아니야.”
상대를 끌어내리면 잠시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것은 공격이라기보다, 자존감을 지키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관계를 만들지 못합니다. 대신 잠깐의 안정만 남깁니다.
6. 악성 댓글을 보면 잔인함보다 어딘가 급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무너뜨려야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상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는 평가할 수 있지만, 버티기 어려울 때는 공격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 거친 댓글은 이렇게 들립니다.
“나 지금 괜찮지 않아.”
물론 이것이 공격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처는 여전히 상처입니다.
7.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댓글의 강도는 그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의 크기와 비슷합니다. 누군가를 향한 말의 온도는 대개 그 사람 마음의 온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댓글은 누군가를 평가하는 문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사람의 상태를 보여주는 기록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글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어떤 말은 상대보다 나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