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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녀는 부모를 ‘독립운동’ 상대로 볼까?

by 그래도

1. 아이들 역시 부모를 향해 말합니다.

“우리 엄마가 금쪽이 같아요.”

“꼰대, 틀딱이요.”

웃으며 하는 말 같아도, 입꼬리와 눈빛은 결연합니다.

사춘기 아이들 역시 부모와 마주 선 채, 전쟁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2. 이 시기의 부모는 더 이상 ‘돌봐주는 사람’만이 아닙니다.

언젠가부터 ‘제한을 두는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입니다.


3. 사춘기는 ‘업데이트’가 폭주하는 시기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키가 자라고, 머릿속에는 새로운 앱(생각)이 깔립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운영체제는 여전히 예전 버전입니다.

그러니 말과 행동을 비교·분석하다 보면, ‘이건 업데이트가 아니라 아예 재설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4. 그 과정에서 규칙은 단순한 생활지침이 아니라, 부당한 제도처럼 보입니다.

“왜 그래야 하죠?”라는 질문 뒤에는,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고 싶은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부모의 규칙을 깨거나 바꾸려는 시도는, 아이에게 독립운동의 한 방식입니다.


5. 그래서 아이들은 이 싸움을 일종의 ‘독립 전쟁’으로 여깁니다.

무엇을 입을지, 누구를 만날지, 시간을 어떻게 쓸지.

이 모든 건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독립선언문입니다.


6. 부모의 눈에는 거칠고 불필요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자립하려는 본능과 자기 보호의 의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거치며, 의존과 독립 사이의 경계선을 배워갑니다.


7. 그래서 부모는 이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보지만, 아이 스스로는 ‘독립군’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집에도 유관순 열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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