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F에서 큰 기회가 올 것 같다. (2편)

by Glenns Glance

https://blog.naver.com/jopk1234/224134124153


투자는 기본적으로 소수결 게임임. 아무리 좋은 업황이라도 모두가 같은 기대를 하고 있으면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식의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됨. 피터틸이 “남들 하는거를 똑같이 경쟁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임.

그렇기 때문에 10배 수익을 위해서는 ①메가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는 기업이면서, ②시장참여자들이 기대하지 않는 종목이고, ③수요-공급 미스매칭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야 함.

1편의 설명대로라면 HBF 투자 아이디어는 먼저 ①에 부합함.


NAND의 역설

① 이외에도 HBF에 주목하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NAND가 돈을 제대로 번 적이 없는 아이템이기 때문임. 반도체 같은 대규모 Capex 중심의 시클리컬 산업은 제품가격의 저점과 고점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야 상승기에 큰 호황을 누릴 수 있음.

2010년 이래로 DRAM은 상승사이클때 제품가격이 100~150% 상승했으나 NAND는 5~60%에 그쳤음. (참고: DRAM은 DDR4/5 8GB, NAND는 128GB MLC/TLC 기준) 그렇다보니 NAND가 꾸준한 이익을 만들어주긴 하지만, 특별한 투자아이디어가 되긴 어려웠음. 그렇다보니 “NAND는 호황기도 길지 않고 실적고점도 높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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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D의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것은 수요와 공급요인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음. 공급을 먼저 다루면

(공급-시장구도) DRAM은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Top 3(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가 95%를 점유하는 과점시장인 반면 NAND는 Top 3(삼성, 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가 약 75%에 키옥시아, 마이크론, YMTC 등도 나머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어 가격변동폭이 제한적임.

(공급-Bit Growth) NAND가 DRAM보다 용량증대가 용이해 업체 간 경쟁이 심하됨. 이는 근본적으로 공정의 차이인데, 간단히 표현하면 DRAM은 2D인데 NAND는 3D임. NAND는 하나의 웨이퍼 위에 여러 층을 올리는 3D 구조로 이미 2013년에 기술전환이 완료됐음. 이 3D 구조가 200층에서 300층으로 높아지면 동일한 1장의 웨이퍼에서 50% bit growth가 발생함. 반면 DRAM은 3D로 쌓아올리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평면에서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그려넣느냐의 문제임. (3D DRAM 논의가 있긴 하지만 아직 양산화될만한 상황은 아님) 따라서 동일 웨이퍼에서 50% bit growth를 만들어내려면 33% 이상의 회로미세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NAND 대비 bit growth가 적을 수밖에 없음.

NAND는 땅+아파트, DRAM은 땅 only라고 보면 됨. 그렇다 보니 DRAM의 연간 bit growth는 10~20% 수준인반면, NAND는 20~30% 수준인 것임. Bit Growth의 기술적 난이도가 낮다보니 공급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고, 그렇기 때문에 공급가가 크게 오르기 어려운 것임

(수요) NAND가 DRAM 대비 장점을 가지는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일이 없었음. 수백GB의 데이터가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도록 상시대기하고 있을 상황이 없었기 때문임. 스토리지가 늘어난다고 컴퓨팅 성능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스토리지 고객 입장에서는 특별히 높은 가격을 지불하거나 많은 용량을 발주할 필요가 없었음. (ex. 스마트폰 512GB vs 1TB)

그렇다고 업체 간 성능차별화도 될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가격경쟁이 치열(=상승사이클에도 가격증가가 더딤)했던 것임


“이번엔 다르다” - 스토리지 수요의 관점에서

AI는 스토리지가 사용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 (1편 참조) 프로세서→메모리→스토리지로 병목이 넘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스토리지가 전체 AI의 퍼포먼스를 결정함. 아무리 모델이 잘 훈련됐다고 하더라도 수백 GB, 혹은 수 TB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를 찾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프로세서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제때제때 가져다주지 못하면 AI 사용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만족도가 부족함. “스마트 스토리지가 AI 발전을 위한 미싱레이어(missing layer)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임.

https://www.ddn.com/blog/why-smart-storage-is-the-missing-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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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isk는 “프로세서의 컴퓨팅 역량을 메모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Memory Wall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HBF가 필요하다”고 발표함. 특히 모델 사이즈와 Context 길이가 AI 성능과 정비례함을 감안하면, ‘더 큰 모델 사이즈’, ‘더 긴 컨텍스트’를 가능하게 만드는 스토리지는 AI의 핵심구성요소이며, 이와 같이 compute에서 memory의 전환을 Memory-Centric AI라고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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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isk는 “(실제로는 불가능하더라도) HBM의 scaling이 무한하다고 가정(=HBM에 유리한 가정)해도, HBF가 HBM 대비해서는 평균 2.2%의 성능 부족만을 보였다”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함.

https://www.sandisk.com/company/newsroom/blogs/2025/memory-centric-ai-sandisks-high-bandwidth-flash-will-redefine-ai-infra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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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다” - 스토리지 공급의 관점에서

NAND의 공급이 빠르게 늘어났던 것은 공정난이도가 크게 높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는 동일한 웨이퍼 내에서 층을 잘 쌓아올리기만 하면 됐기 때문임. → 기술적 차별화가 크지 않음

하지만 HBF는 HBM과 동일하게 수백층의 NAND를 여러 단으로 쌓아올려 만들어짐. 여러 단의 NAND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TSV(실리콘관통전극)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미 HBM에서 이 과정에서 큰 수율병목이 발생함을 관찰했음. 이는 과거의 일반적인 NAND와 달리 HBF는 공급증가 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함.

경쟁구도도 중요함. NAND의 가격상승 억제는 ‘(거의)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6개가 존재’했기 때문임. 하지만 HBF는 전통 NAND와는 공정이 다르기 때문에 HBM에서 TSV 공정을 다뤄본 경험이 없는 업체들이 단기간에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음. 따라서 HBF의 초기 경쟁구도도 HBM을 미리 경험해본 삼성, 하닉스, 마이크론 등 Top 3 기업만으로 따지면 HBF에서도 HBM과 유사한 과점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함.

적층된 반도체를 연결하는 TSV도 기술적 난제지만, 발열관리도 특히 NAND에는 치명적임. NAND는 ‘전자를 플로팅 게이트에 가둬놓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함. 데이터를 저장하고, 지우고, 다시 덮어쓰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전자가 플로팅 게이트의 절연막을 넘나들게 되는데, 이를 반복하다보면 절연막이 약해져서 전자를 완벽히 가두지 못함.(=NAND가 DRAM 대비 수명이 짧은 이유) 그로 인해서 데이터 손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data retention error라고 표현함.

발열관리가 안되면 전자가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강하게 움직이므로 data retention error에 더 취약해짐. NAND가 발열에 취약한 이유임. 문제는 HBF로 적층이 심화되면 발열문제도 커지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들의 기술차별화가 중요해질 예정임. HBM을 다뤄본 기업들은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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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HBF는 앞서 말한 텐배거의 요건들

①메가트렌드에 올라탄다 - Memory-Centric AI / Smart Storage

②시장참여자들이 기대하지 않는 종목 - 과거의 NAND 사이클에 의한 편견

③수요-공급 미스매칭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움 - 공정난이도 상승

을 모두 갖추고 있지 않나 판단함.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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