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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 Apr 16. 2022

냉혈한이란 이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

[영화] 카포티(2003) 리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작가인 카포티는 대중적인 작가였다. 하지만 그런 카포티에 대한 평가는 책 <인 콜드 블러드> 즉 ‘냉혈한’이라는 작품  이후 그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가로 인정받는다. 영화 <카포티>는 그가 <인 콜드 블러드>를 집필하며 겪은 심리상태, 시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 <카포티>는 어느 날 신문에서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기사를 보고 작가적 본능을 발휘한다. 카포티는 친구인 넬(캐서린 키너)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본래 특집 기사를 쓰려했던 카포티는 현장을 관찰하고 범인을 만나보면서 기사가 아닌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물론 범인들이 자신의 범행을 순순히 이야기해줄  없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봤자 뭐가 달라질 것이며 무엇이 그들에게 이득이 될까.


그런 가운데 카포티는 그들에게 호의가 있는 것처럼 접근하고, 결국 그들과 친구가 되는  성공한다. 범인들은 카포티를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며 사건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털어놓기 시작하고, 카포티는 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글을 써나간다.


이런 카포티를 보고 당연히 주변에서는 가해자를 옹호한다며 비난한다. 카포티가 범인들을 진심으로 옹호하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카포티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카포티는 사건의 진실과 자신의 작품에만 관심이 있었을 이다. 인간적인 호감을 보였으나, 그것은 진지한 애정이 바탕이  것이 아닌 인간적인 관심이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카포티는 ‘냉혈한모습을 자주 보인다. 겉으로는 웃으며 다정하지만 내면은 무엇보다 차가운.















그러면서 카포티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범인들과 교류를 하며 친밀해졌기에, 그들이 죽기를 혹은 죽지 않기를 바랄 수 없는 노릇이 되었다. 그는 범인들이 최악일 것이라는 전제를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만난 범인들은 그들이 행한 범죄를 차치하고 일반 사람들과 달랐던 게 없었다. 이렇게 카포티는 자신의 이성과 감정의 경계선이 흔들린다.


자신의 작품을 위함이었지만 타인이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면 분명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악한 대상이건, 선한 대상이건 마찬가지다. 심지어  대상에게 마음이 동하게 되면 어떨까. 차가운 사람일지라도  점차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리하며


영화 <카포티>에서는 ‘냉혈한’ 범주가  깊어진다. 카포티 같은 사람의 범주가 아닐까? 카포티의 냉철한 시선과 심리 변화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영화는 시선을 확 사로잡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 자신도 카포티가 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과연 범인을 옹호하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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