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인 게 틀림없나 봐요.
우리 모카가,
귀엽고 예쁜 삼색이,
자기주장이 강한 똑똑한 고양이,
여름에 벌레도 잡아주던 타고난 사냥꾼,
비닐과 털공과 마사지를 특히 좋아하던 반려묘,
먹보로 먹카라는 별명도 있으며 밥을 거의 안 남기던 착한 생명체,
암컷치고는 50cm로 장신이며 우리 집에서 비율이 제일 좋았던 외동딸,
1300여 일 우리 가족 곁에 머물렀지만, 언제나 우리의 웃음버튼이었던 선물 같은 존재가,
25년 구정 연휴에 고양이별로 먼저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모카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나머지, 심장까지 하트모양이에요. 이 하트는 21년 11월 쯔음부터 RCM이라는 학명으로 관리를 받았는데요. 이번 겨울은 더 힘겨웠는지, 모카는 이제 편히 쉴 수 있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모카도감>은 너무나 귀엽고 다정하고 단호하고 매력이 많은 모카를 기록하지 않고 못 배겨 시작한 에세이집입니다. 홀로 떠돌다 구조된 길고양이 모카를 반려하기 시작하면서 다짐한 게 있는데요. 모카의 마지막은 꼭 함께 해주고 알아주고 기억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카도감도 그날이 올 때까지 연재하고자 했습니다. 모카의 하트 심장을 안 이후,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금 더 오래 연재하길 바랐는데요. 이렇게 빨리 마지막을 남기게 되어서 슬픈 마음도 있지만요, 모카의 자유로운 삶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하얗고 둥근 눈송이가 펑펑 오던 날, 모카는 정말 맑고 빛나는 천사 같은 모습으로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모카는 마지막까지 귀엽고 예쁩니다.
모카는 이제 자유를 얻어 자세히 보고픈 장소도 방문하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미리 별로 떠난 친구들과 재밌게 사냥하며 놀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혹은 고양이별에 도착하기 전에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모카도감 글을 잘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마지믹으로 우리 모카가 좋은 곳에만 도달하길, 자유로운 삶을 살길 기도하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