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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호정원 파란 Jun 04. 2024

서귀포 범섬 최대 해식동굴 '큰항문'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5월 산호탐사대

서귀포 남쪽 해상에 위치한 범섬은 지난 2001년,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국가 주요 자연유산이다. 범섬은 서귀포 주변에 있는 5개의 무인도에 포함되는 섬으로 서귀포 법환포구에서 1.3km 정도 떨어져 있다. 80만년 전 형성된 제주도 서귀포층과 같은 조면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섬 전체는 80m 높이의 주상절리가 수직으로 웅장하며, 풍화작용에 의해 생긴 해안절벽과 해식동굴의 경관이 빼어나다. 범섬에는 콧구멍, 큰 항문, 작은 항문으로 불리는 3곳의 해식동굴이 있다.

서귀포 범섬의 최대 해식동굴인 '큰항문'(왼쪽)과 '작은항문'(오른쪽)

    

범섬의 남동쪽에 위치한 ‘큰 항문’은 범섬의 해식동굴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관광객은 실은 유람섬이 드나들 정도의 크기이며, ‘큰 항문’ 안쪽에서 위를 보면 주상절리의 오각형, 육각형 단면을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절벽의 절리 사이로 바위가 머금은 물이 똑똑, 떨어진다. 해식동굴의 폭은 50m가 넘고 육상부의 주상절리는 수심 20m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큰 항문 물속 바닥은 큰 너울에 깎여나간 둥근 돌덩이가 깔려있다. 해식동굴 ‘큰 항문’ 안쪽은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수중은 어둡다.

서귀포 범섬 주상절리대(위쪽), 작은항문 입구(아래 왼쪽), 큰항문 내부에서 본 해식동굴 입구(아래 오른쪽)


큰 항문에 서식하는 주요 산호충류는 빨강별총산호와 꽃가지산호이다. 수중의 주상절리 암반을 따라 빨강별총산호, 꽃가지산호가 오밀조밀 모여있고, 꽃총산호도 드문드문 확인된다. 국내 미기록 연산호를 포함해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둥근컵산호, 바보산호류, 별혹산호가 한두 개체씩 살아간다. 수심 20m 깊이의 바닥에는 대표적인 아열대 산호인 별빗돌산호가 넓은 범위로 확장된 상태이고, 빛단풍돌산호와 그물코돌산호도 있다. 주상절리 사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혹돌산호류와 맵시산호도 찾을 수 있다. 자리돔, 세줄얼게비늘, 줄도화돔, 거북복 무리가 곧잘 확인되고, 분홍멍게와 푸른테곤봉멍게가 넓게 퍼져있다.

꽃총산호가 폴립을 오무린 모양(왼쪽)과 폴립을 펼친 모양(오른쪽). 꽃총산호와 공생하는 희드라의 하얀색이 또렷하다.

    

천연보호구역인 범섬은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공개제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관리 및 학술 목적 등으로 출입하고자 할 때는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공개제한 고시를 통해 범섬 출입의 예외조항을 두고 있는데, 낚시와 스쿠버활동, 지역 주민의 어업을 위해 예외적으로 범섬 상륙을 허가한 것이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산호 탐사대는 큰 항문 바닷속에서 낚시줄, 밑밥통, 납 봉돌 등 각종 낚시 쓰레기를 확인하였다. 

서귀포 범섬 '큰항문'에서 확인한 각종 연산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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