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기록

창발성의 기적

2025.07.10

by 야옹이버스

창발성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오묘한 기적이다.


빅뱅으로 야기된 무생물로부터 생명의 탄생.

나름의 랜덤과 나름의 선택으로 인간으로까지 진화된 지능.

물질로 이뤄진 내가 느끼는 이 정체 모를 '자아감'과 '퀄리아'

개미의 협업이나, 도시의 형성, 경제의 흐름.

엄청난 인원이 모였는데 한 목소리로 뜻을 모으는 힘.

머리를 부여잡고 오랜 기간 고민하다 갑자기 떠오른, 그간의 과정이 축적된 엄청난 아이디어.


이런 기적들을 보노라면,

사람의 몸과 뇌, 외부와의 상호작용의 복잡함 대비,

MLP와 MHA 정도의 극도로 단순한 구조에, 오직 텍스트 데이터만 입력시키켰음에도(엄청나게 많이 이긴 하지만),

마치 지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이건 중국어 방(존 설)이야'라고 되뇌어봐도,

'인간과 다른 개념의 Alien Intelligence 야'라고 상기해도,

자꾸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을 하는 존재로 느껴진다. (아직 '마음'은 아님)


특히 요즘 클로드로 코딩을 해보고 있는데,

'내 마음을 읽어봐' 수준으로 대애충 디버깅 요청을 해도,

정말 성의 없이 리팩토링 요청을 해도,

아니 뭐 이렇게 알잘딱깔센.


기존엔 내가 편하고 실수를 줄이려고 구조화에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

뭐 이제 중복이 돼도, 구조가 좀 삐그덕 거려도, 니가 알아서 노동을 하는 거니까, '구조화'의 목표가 바뀌었다고나 할까.


아.....

이해하고 싶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세상과 지식은 저 밖에 펼쳐져 있는데, 라푼젤의 탑속에서 뱅뱅돌고 있는 기분....


무생물에서 생물이 나온 것이나, 물질로 이뤄진 존재가 어떻게 자아를 느끼는가 보다는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반대일까;;;


* A Mathemetical Theory of Communication by Claude Shannon

* Anthropologie structurale by Claude Lévi-Strauss

* 난 원래는 고래나 박쥐를 이해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스크린샷 2025-07-10 오후 9.37.11.png
스크린샷 2025-07-10 오후 9.40.01.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성 안토니오의 고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