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글로벌 패션 서밋 화두는 단연 '순환경제'와 '협력'
“우리는 더 큰 영향력을 만들고, 그 영향력을 가속화하고 싶다.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페데리카 마르키오니 글로벌 패션 아젠다(GFA) 최고경영자(CEO)가 2022 글로벌 패션 서밋(Global Fashion Summit) 종료 후 패션잡지 보그(Vogue)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입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시작된 글로벌 패션 서밋.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논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콘퍼런스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 7~8일 양일간 코펜하겐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글로벌 패션 서밋이 개최됐습니다.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 정책가, 기업가 등 패션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올해 주제인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협력’을 논의했는데요. 이번 콘퍼런스의 화두는 단연 순환경제와 협력이었습니다.
먼저 콘퍼런스를 주관하는 GFA는 순환패션 전환을 도울 글로벌 이니셔티브 GCFF(Global Circular Fashion Forum)의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GCFF는 ▲섬유 제조국 내 섬유폐기물 재활용 가속화, ▲순환패션 지식 공유 및 모범사례 구축, ▲다국적 파트너십 지원 등을 목표로 하는데요. GFA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주요 패션 브랜드들도 앞다퉈 순환패션을 내세웠습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멀버리(Mulberry)는 순환패션의 일환으로 디지털 ID(Digital Identification)를 가방 등 가죽 제품에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의 디지털 ID를 도입하겠단 멀버리의 약속의 일환인데요. 랄프로렌 또한 2025년까지 순환디자인 원칙에 따라 제품을 설계하고, 제품 수선 및 재순환을 통한 수명 연장 등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패스트패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쉬인(SHEIN)은 의류폐기물 감축을 위해 1,500만 달러(한화 약 187억원)의 기금을 내놓았단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콘퍼런스 중 한 비영리재단은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중고 의류 국제시장 ‘칸타만토’의 막대한 의류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쉬인으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을 받았단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폐기물 및 온실가스 등 막대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기부 소식에 일각에선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 아니냔 비난이 제기됐습니다.
한편, H&M그룹과 룰루레몬 등은 의류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을 위한 기후 펀드 조성 소식도 전했습니다.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230억원) 규모인데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패션 포 굿(Fashion for Good)은 공급망 내 순환패션의 지속가능성을 도울 오픈소스 형태의 책을 공개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패션브랜드가 순환경제와 협력을 내세우며 제품을 공개했는데요. 한 유명 패션 브랜드 설립자는 콘퍼런스 중 나이키의 유명 슬로건 ‘Just do it’을 인용하며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들이 먼저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