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니엄 Jan 11. 2022

조그만 플라스틱에도 이름이 있다는 거 아세요?

문제성 플라스틱(Problematic Plastic)이란 이름 속 정치학

안녕하세요. 에디터 고래입니다.


이번주에 저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나선 기업들의 사례를 알아봤는데요. 플라스틱이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서 핵심 문제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생겨났더라고요. 보고서와 기사에서 낯선 용어를 보면서 처음에는 당황했는데요. 풀어서 쓰면 되지 왜 굳이 용어까지 만들어서 읽기 힘들게 만들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용어를 검색해보면서 새로운 용어들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알게 되고는 생각이 바뀌었는데요.


ⓒ Flickr, Frank van Dongen


일례로, 여러분은 ‘문제성 플라스틱’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문제성 플라스틱(Problematic plastic)이란 불필요하거나 소재나 디자인에 문제가 있어 재활용할 수 없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일컫는데요. 그냥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느낌이 왔습니다. 문제성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재활용할 수 없음'이 곧 문제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더라고요. 일종의 낙인 효과, 프레이밍 효과였던 거에요. 물론 긍정적 의미로요!


낙인효과 Social Stigma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낙인(烙印, stigma)이 찍히면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론
프레이밍 효과 Framing Effect
어떤 사안이 제시되는 방법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라고 해도 그에 관한 사람들의 해석이나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인식의 왜곡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물론 ‘문제성 플라스틱’ 은 갑자기 생겨난 플라스틱은 아닙니다. 기존에도 병뚜껑처럼 너무 작아서, 화장품 용기처럼 혼합물질이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존재했어요.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는 시민들에게 작은 플라스틱을 수거해 치약짜개 등 생활용품을 만들어 주는 플라스틱 방앗간 캠페인을 벌였는데요. 플라스틱 방앗간에서 작은 플라스틱만 골라서 받는 이유도 비슷한 문제에 착안했기 때문이었다고. 결국 새로운 용어를 만든다는 건 새로운 현상을 발견한다는 것을 넘어서 현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는 거죠.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볼 지가 담겨있는 '명명의 정치학.’ 성장만을 위해 달려온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바뀌기 위해서는 바꿔야 할 단어도 한 두 가지가 아닐 것 같은데요.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가이드로서 그리니엄 에디터 저 고래도 그 길을 안내해 나갈게요! :)


작가의 이전글 아쿠아포닉스가 불러온 농활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