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일.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쓴다는 것. 기록.
그 본질에 대한 생각을 요즘하고 있는 중입니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꽤 전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하루하루 살아오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까지 왔네요.
며칠 있으면 1일 1 그림의 2년이 되는 날이 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이 드는 모양이에요.
제가 그린 그림과 글을 카테고리화시켜 좀 나눠보려 하는데 너무나도 잡다하군요. ㅋㅋㅋ
그동안 나는 무엇을 기록해 왔을까?
앞으로는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 것일까?
어떤 날은 시를 쓰고 싶고 어떤 날은 수다를 쓰고 싶고 어떤 날은 그저 조용하고 싶은데 말이죠.
이마저도 일관성이 없는 잡다한 인간인 저는 고민이 많습니다. ㅋㅋ
일상에 대하여
사람에 대하여
감정에 대하여
사물에 대하여
공간에 대하여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하여
쓸데없다 여겨지는 것들에 대하여
여행에 대하여
과거 일어났던 특별한 일들에 대하여
읽고 보고 먹고 즐겼던 것들에 대하여
그냥 그리고 싶은 것들에 대하여
조금은 방향을 틀어 기록을 하니 생각이 났는데
오래전 ‘말테의 수기’를 읽고 그런 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고 (당연하게도 저는 릴케가 아니니까요 ㅎㅎ)
오랜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관찰하고 그것들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행위가 익숙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일기를 쓴다고 하자면
오늘 하루는 낮의 태양은 탈 듯이 뜨거웠고 바람은 꽤 불어 기분은 좋았으며 저녁 무렵에는 한 아주머니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군가와 싸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샤우팅이 너무 싫어 창문을 닫았다.
길거리에서 그렇게까지 싸우는 이유야 있겠지만 꼭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어렵다.
그리고 어떤 뼛조각이(닭이라 추정해 보지만 사실 정확히 어떤 뼛조각인지는 모르겠다.) 집 뒷문 쪽에 떨어져 있었는데 아마도 고양이가 물고 가다 놓쳐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저걸 어떻게 치우지 고민이 되었다. 내일이라도 고양이나 비둘기가 물고 가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이러하니 여름옷을 꺼내야겠다 생각을 했었고 지인이 재미있다고 빌려준 책을 다섯 페이지쯤 읽었고 저녁으로는 떡볶이가 먹고 싶었지만 냉장고 안의 두부와 한 개 남은 감자를 보니 싹이 나기 전에 먹어야겠다 싶어 된장찌개를 끓였다.
얼리버드 티켓 마감 날짜가 다가와 내일은 꼭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보고 와야겠다.
흠, 이런 기록도 나름 재밌네요. ㅎㅎ
아무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고민을 좀 더 해야겠습니다.
제 그림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어떤 점을 좋아해주시는 걸까요?
그것도 참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