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시인이 아니었어
동시에 대하여 알아보고 동시를 한 두 작품 정도 지어보는 강의였는데, 세상에 동시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첫 번째 강의에서 함께 읽어본 동시집은 <웨하스를 먹는 시간(조정인)>이었다.
그냥 술술 읽혔으나 딱히 와닿는 점은 없었다. 그런데, 다른 수강생분들의 리뷰를 보니 이게 웬일.
뭐라고..? 여기 이런 뜻이 있었다고...?
뭐라고...? 이 시인의 동시 세계는 이런 특성을 갖고 있다고...?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에 멍하니 3시간을 보내고 나니 아차 싶었다.
시인은 괜히 시인이 아니구나.
보통 글 쓰는 사람을 이야기할 때 '작가'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혹은 '저자'이거나.
그런데 이상하게 시인은, 시인이라 부르게 된다.
시인이 시를 쓸 때 단어를 고르고 골라 짧은 글 안에 담으려고 하니 그 안에 본인의 세계가 확고하게 구축이 되어서일까.
뒤늦게 깨달아 뭐 한담, 어차피 뛰어든 동시의 세계. 일단 허우적거려 보자.
그리하여 8주간의 허우적 거림이 있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시집은 그저 미소만 띤 채로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고, 살풋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집은 리뷰도 써봤다.
요즘은 복습을 하고 있다.
복습을 한다고 해서 뭘 끄적거리며 열심히 시인의 세계를 탐구한다는 건 아니다.
그냥 다시 읽어보는 중이다.
그러면 다시 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어 안달이 날 시가 찾아올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