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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brunch : Happy new year, B!

by 그린스무디



겨울 동안 따뜻한 곳에서 홀리데이를 보냈던 나는 1월이 되고서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여행 다니느라 이제야 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제껏 여러 모로 베를린에서 지내며 너무 버블이 끼지 않은 월세와 마음에 드는 위치 그리고 방을 찾느라 시간을 지체하여 베를린에 아직 큰 정이 없는 줄 알았는데 브란덴부르크 공항에 도착하고 ‘아, 이제 집이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

한국에서 살며 세상 어느 곳도 내 성에 차지 않고 까다롭던 내가 그래도 만약 내가 정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나에게 파리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우연하게도 어느 기회를 통해 베를린에 지내게 되었지만 이제 나는 이곳에서 정착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품게 됐다.


내가 베를린을 사랑하는 이유는 자유와 사랑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국제적인 대도시를 생각하면 맨해튼, 파리, 런던 등을 떠올린다. 크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를린까지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베를린이나 독일은 유학하기 좋은 나라, 파독간호사와 광부 그리고 복지강대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베를린의 모든 매력은 아니다.

파리는 감정의 자유가 조금 더 강하고 유독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관대함이 있다면 이곳은 모든 개인들의 창작을 인정하고 개방적이며 현대적이고 사고가 훨씬 자유롭다.

맨해튼의 자본적 자유보다 베를린에는 인간적인 자유가 더 큰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맨해튼의 사람들은 외향적이라면 베를린 사람들은 함께 공존하며 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확연한 예로 나는 이곳에서 인종차별을 단 한 번도 당해본 적이 없다.


내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느낀 베를린만의 특유의 매력이 있다면 맨해튼과 같은 다문화 인종이 섞여 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구사함에도 각자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 None of my business적인 면이 강하다. 하지만 맨해튼처럼 인색함이 아닌 유럽의 인본적인 면이 조화롭다는 것이다.

나의 베를린에 대한 첫인상은 프렌즈시리즈(차별적인 요소가 아니라 도시 속의 따뜻한 아날로그랄까)와 같았고 사그라들지 않는 젊은 마음을 가진 도시로 마이너적인 문화와 메이저적인 문화가 함께한다는 것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실제로 이곳에서 오래 지낸 베를리너들의 무리 중에는 90년대에 빠져있고 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한편으로는 프랑크푸르트, 뮌헨, 쾰른 등 다른 대도시의 사람들은 베를린 사람들 특유의 개방적인 히피스러운 옷차림새나 행색이 아주 기이하다고 하기도 한다는 말을 독일친구들 사이에서 듣곤 한다.


하지만 막상 당신이 베를린에서 지낸다면 그런 이야기는 잘 듣지 못할 것이다. 베를린에서는 누군가를 이상하다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해서 타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보다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에 누구도 남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만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연대하고 서로 인정을 하며 살아간다.

브란덴부르크문에서 30초 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동영상처럼 베를린에는 다양함이 공존한다. 레알백퍼


당신은 이곳에서 문신하고 염색한 호의적이고 젊은 감각을 지닌 멋진 그램마 그램파들과 벨벳랩드레스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오빠들, 페티시적이고 다양한 콘셉트의 파티파티들, 거대한 티어가르텐 파크, 한 여름의 도로변전체에서 일어나는 테크노파티와 레인보우행진, 호화로운 갤러리와 클래식한 수트를 입은 중후하고 고전적인 차림새의 사람들과 고급백화점, 저렴하면서도 현지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해외본토미각을 선사하는 레스토랑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베를린식의 케밥집, 고풍스러운 샤토의 정원, 고요한 슈프리강변, 수많은 박물관과 전시회 그리고 미술관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평화를 즐기는 강아지들, 그리워지면 방문할 수 있는 아시안 마켓, 비건들을 위한 음식점과 마켓들, 내 사랑 베를린필하모니커, 빈티지와 안티크 티세트 샵, 플리마켓, 편집샵, 모던하고 간결한 디자인의 조명 및 가구점들, 유럽치고 보기 드문 글로벌 프랜차이즈 카페 등 외식 브랜드들이며 24시간/일주일 동안 운영하는 슈퍼마켓들, 배달음식들 또한 우연히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베를린을 포함한 독일의 겨울이 너무 혹독하고 우울증을 일으킨다고 하지만 나는 햇빛이 없는 이런 날씨를 더 선호하고 그렇게 못 견딜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추위가 한국보다는 덜하며 일단 외적으로 장갑이나 옷들을 걸치면 그렇게 춥지는 않아서 이런 건조한 겨울의 날씨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겨울에 오히려 집에서 사색을 즐기거나 뒹굴뒹굴거리고 창작 등의 취미활동에 집중하기에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베를린의 여름이란,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꼭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만 아니라면!


나는 이 메트로폴리탄 시티를 사랑한다.

새해가 되었고 나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조금씩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다.

그리고 내 가슴속에 사랑을 멀리 이 글을 보실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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