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올 때가 되긴 됐다.
뉴욕으로 이민가겠다고 큰 소리를 낸 지 반년이 지났고, 나는 이틀 후면 지난 세 달간 퇴근 후 도서관에 바쳐가며 보냈던 그 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렇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나는 지난주부터 영 펜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시간에 이걸 진짜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이럴 줄은 알았다. 그리고 자연스럽다. 내 앞에 여러번의 관문을 거쳐서 단 한번의 No가 나와서도 안된다. 그리고 이제는 그 No가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오고 있다. 시험 준비하는 것은 웃기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내 의지가 강해서, 독해서라고 사람들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단순히 뉴욕에 가만히 앉아있고 벌벌 떨고 있을 것 같은 내가 그려지는데, 그게 꽤 즐거웠기 때문에 번뇌가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을 왜 이제 와서 놓으려고 하나? 내가 원하는 일에 다 와 갈 때 다시 한번 내 얼굴이 나를 똑바로 마주하고, 너 이제 바꾸는 거야. 준비된 거 맞아? 라고 되묻는 것 같다. 정확하게 이제는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그 허망함과 새로운 고난으로 건너갈 수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의 납득이 필요하다.
누군가 물어볼 때는 늘 그러하다. 준비가 되었다. 라고 얘기할 수 있는 나도, 막상 혼자 침대에 웅크리고 있을 때에는 아니야 그렇지 못한 것일 수도 있어 라고 얘기할 때가 있다. 그리고 두 번의 수능을 실패했다고 생각한 나는 시험 한 번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 하지 않게 둘 것이다. 이제는 시험을 볼 수 있는 궤도에는 올라올만큼 개념과 유형까지는 알아버렸기 때문에, 언제 해도 금방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시작 된 것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험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나는 보고 올거다. 지금 공부하러 간다. 지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