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어느 은하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이름은 바로 ‘갤럭시노트7’. 여러분이 모두 잘 아시는 바로 그 삼성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입니다.
지난 8월 이 은하계는 ‘사상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란 찬사를 받으며 탄생했습니다. 그 탄생은 너무 핫해서, 전 세계 테크 잡지들의 뜨거운 리뷰 세례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너무 뜨거울 대로 뜨거워진 나머지 정말로 폭발하기 시작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100여 건이 넘는 폭발을 기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출시된 지 약 2개월 만에 대규모 글로벌 리콜로 이어졌죠.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생산한 갤노트7은 약 430만 대, 약 730톤에 달하는 양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대변인은 “갤럭시노트7을 수리, 리퍼비시, 또는 재판매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고 이에 따라 전량 폐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기 위해 선택한 글로벌 리콜은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여전히 갤노트7의 결함 원인은 오리무중이며 지금까지 생산한 총 430만 대의 갤노트7을 리콜을 통해 회수한 뒤 어떻게 처리할 것 인지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IT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혁신적인 것이야말로 환경과 대립하지 않는 기술’이라는 메시지로 캠페인을 진행 해왔습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이자 최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고 미래 전망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특히, 단종이 된 갤노트7을 모두 쓰레기처럼 버리는 파괴적인 결말을 선택하지 않길 바랍니다. 만일 이 하이엔드 폰들이 폐기된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코발트, 플라스틱, 금, 은 과 같은 자원들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투명성 확보를 통해 환경에 최소한의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갤노트7을 분리하고 해체해 기기 하나하나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귀중한 자원들을 재사용하는 새로운 기술력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갤노트7을 둘러싸고 현재까지 밝혀진 것들을 정리해봅시다.
삼성전자는 약 430만 대의 갤노트7을 생산했고, 그중 약 180만 대를 10여 개국에서 판매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을 다른 모델로 교환 또는 환불해주는 방식으로 글로벌 리콜을 진행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갤노트7을 수리, 리퍼비시, 또는 재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갤노트7에는 금, 은, 코발트, 텅스텐과 같이 가치 있는 희소금속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폐기 여부: 삼성전자는 수백만 대의 갤노트7 폐기 여부와 관련 계획에 대해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가 없습니다.
자원 재사용 여부: 갤노트7를 제조하는 데 사용한 귀중한 자원들이 어떻게 회수되고 재사용될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폐기될 지역: 갤노트7이 리콜 지역에서 폐기될지 아니면 한 장소로 이동 후 처리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갤노트7을 어떻게 폐기 또는 처리할 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혀 투명성을 확보할 것
갤노트7을 전자쓰레기로 단순 폐기하거나 ‘화형'시키지 말고 희소금속 및 주요 부품들을 재추출하는 기술력을 통해 일류기업 다운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처리방법을 모색할 것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번 리콜 사태를 삼성전자가 어떻게 처리 해나갈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역시 환경과 지구에 큰 부담을 지우는 최악의 방법을 택하지 않도록 지켜볼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삼성전자가 명성에 걸맞은 리더십과 비젼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입니다. IT 기업들은 혁신이란 이름을 단 케케묵은 관성에서 벗어나 디자인, 제조, 판매, 재사용 등 제품의 전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자원순환체계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삼성전자 권오현 CEO에게 430만 대의 갤럭시노트7를 폐기하지 말라고 요구합시다. [서명하기]
삼성전자에게 갤노트7에 대한 향후 계획을 질문합시다. [트위터로 / 페이스북으로 / 인스타그램으로]
글: 이현숙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선임 IT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