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2017 재생가능에너지쫌! 어워드"를 수상한 이유
인터넷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국은 특별한 나라입니다. 국토는 웬만한 나라의 호수도 못 덮는 면적이지만 2016년 ITU (국제전기통신연합)가 국가별 ICT 발전 정도와 역량을 비교 발표하는 ICT 발전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5년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글로벌 혁신지수 중 ICT 인프라 종합순위도 1위였지요.
하지만 세계 IT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기반으로 다급하게 재편되고 있는 지금, 국내 IT 기업들은 무슨 생각일까요?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란 타이틀이 무색하리만치 한국 기업들은 이웃나라인 대만보다도 더딘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아니 더디다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정체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6개(삼성SDS, 네이버, KT, SK C&C, LG U+, LG CNS) 기업중 절반 이상이 최하점 F를 받았으니까요.
▲2017 깨끗하게 클릭하세요 | 아시아 지역 주요 IT기업들의 친환경 성적표 | 자세히 보기
대체 왜 우리는 100% 재생가능에너지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걸까? 분통 터지는 마음을 누르고 삼성SDS 사옥 앞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2017 재생가능에너지 쫌! 어워드’ 영예의 수상자, 삼성SDS에 트로피를 수여하기 위해 레드카펫까지 깔았죠.
특별히 현악 4중주도 준비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인 선곡은 ‘사랑의 인사'. ‘사랑의 인사’는 엘가가 무척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작곡한 가장 달콤한 고백을 담은 음악이라고 하죠. 그래서 골랐습니다. 삼성SDS가 100% 재생가능에너지 실천 선언으로 고객 뿐만 아니라 인류와 지구에 사랑을 전하는 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삼성SDS의 재생가능에너지 성적 D 트로피가 들어옵니다. 우리의 열망을 상징하는 타오르는 붉은 빛의 커다란 트로피는 삼성SDS가 하루 빨리 재생가능에너지를 택해 IT산업의 지형도를 개편하길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입니다. 검은 클라우드가 상징하는 더러운 에너지에서 벗어나 “뒤쳐지지 말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힘껏 달리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곁들였죠.
근데 왜 F 기업이 아닌 한국에서 둘째로 높은 성적을 받은 삼성SDS가 수상의 주인공이 되었냐고요? 삼성SDS는 거북이 보다 느린 LG CNS, KT 등 과는 다르게 가장 적극적으로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재생가능에너지 공급이 가능할 경우 재생가능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계획이 있습니다. 또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통해 기업 이미지가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재생가능에너지 우선구매를 명시한 사칙을 제정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한 지지 활동도 벌였지만, 여전히 시장을, 정부를 기다리며 뭉그대는 모습이 딱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트로피를 전달하기로 한거죠. 그리고 트로피와는 별도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원하는 2만 8천여명의 목소리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IT 강국' 한국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인터넷 기업,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시장과 정책이 모두 갖춰져야만 움직일 수 있다고요? 주어진 길만 따라가는 한 혁신은 없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제공하는 기업,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기업, 그게 혁신적인 기업 아닐까요?
올해부터 시작한 “재생가능에너지 쫌! 어워드”, 이후에는 한국의 IT 기업이 아시아 기업 최초로 친환경 성적 모든 분야 A를 받는 ‘재생가능에너지 챔피언’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그린피스와 같이 그 모습을 조금 더 일찍 보고 싶다면, 100% 재생가능에너지 인터넷을 바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높여 주세요.
글: 이인성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IT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