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이 시작되기까지 그린피스 캠페이너가 보낸 일주일
기억하시나요? 지난 6월 13일 광화문 1번가에 그린피스와 560 국민소송단, 그리고 신규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서명에 참가한 시민이 출동했었죠.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정책 공약 ‘탈핵 에너지 전환’의 배송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주 대지진이 있었던 2016년 9월 12일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을 제기한 ‘560 국민소송단’. 그리고 ‘신규원전 건설 취소 서명’에 참여한 4만 7천여 명의 시민 여러분. 각 그룹을 대표해 원고 중 한 분, 서명자 중 한 분이 함께 동행해 그린피스와 더불어 국민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영상으로 보기
고리 1호기는 30년 수명 종료 후에도 10년이나 더 운영된 위험천만한 노후원전이었습니다. 지난 40년 운영 기간 중 알려진 사고, 고장만 총 131건이었습니다. 이 중 2012년 2월 9일에 있었던 사건은 정말 충격적인데요, 12분 동안이나 원전 안전에 필수적인 전력이 끊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한 달씩이나 조직적으로 은폐되었었습니다.
시민들의 요구로 드디어 영구 정지되는 고리 1호기! 6월 18일 부산 서면에서는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를 맞아 시민들의 행진이 진행되었습니다. ▶트윗 보기
국민들이 원하는 건 위험한 핵 말고 안전하고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를 8시간 앞두고 온라인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가 탈핵의 시작과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원한다는 것을 함께 보여줬습니다. ▶인스타그램 보기
영구 정지를 한 시간 남겨두고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장다울 캠페이너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의 의미와 과제를 소개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장다울 캠페이너는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던 해에 태어나 개인적으로도 큰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는 소회를 덧붙이기도 했죠. ▶페이스북 비디오 보기
마침내 2017년 6월 18일 자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후원전 고리 1호기가 시민의 힘으로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이 순간을 이끌어낸 시민의 승리를 축하하고 신고리 5,6호기와 신규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그린피스는 고리 1호기 벽면에 메시지를 투사했습니다. ▶영상으로 보기
고리 1호기는 잠들었지만 새벽의 어둠을 헤치고 밝은 태양은 솟아올랐습니다. 탈핵의 첫 아침을 축하하며 저는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손에 들었습니다. 고리 1호기 영구 폐쇄를 시작으로 마침내 첫발을 내디딘 탈핵, 이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더해야 합니다. 원전 산업은 사양 산업이지만 재생가능에너지의 미래는 빛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 것처럼, 19일 오전 10시, 고리 1호기 영구 폐쇄 공식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피스와 국민들의 배송 요구에 드디어 답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대선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드렸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굳은 약속입니다.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습니다.
(중략)
원전 정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습니다.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습니다.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겠습니다.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습니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 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습니다.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습니다.
(중략)
새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을 비롯한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하여 에너지 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우리도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원전과 함께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 발전설비 가동률을 늘려가겠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습니다.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 조치도 제 임기 내에 완료하겠습니다. 이미 지난 5월 15일 미세먼지 대책으로 30년 이상 운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일시 중단한 바 있습니다. 석탄화력 발전을 줄여가는 첫걸음을 시작했습니다.
태양광, 해상풍력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도 효율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하여 산업 부분에서의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습니다. 산업 경쟁력에 피해가 없도록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중소기업은 지원하겠습니다.
– 2017년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기념행사 기념사 중
현장에서 직접 대통령의 발표를 듣던 저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들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들은 게 사실이야? 대한민국 탈핵? 신규원전 건설 전면 백지화?? 에너지 전환??? 오 마이 갓, 진짜 배송 시작인가요?!”
지난날, 시민과 함께 만들어 온 ‘단계적 탈핵, 에너지 전환’ 캠페인들이 머릿속으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국민들이 함께 요구해온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에너지’의 배송이 드디어 시작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마음이 벅차올랐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신고리 5,6호기 취소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들으며, 그린피스와 560국민소송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 첫 재판이 바로 29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부푼 마음을 가라앉히고, 재빠르게 문재인 대통령의 에너지 전환과 신규원전 백지화에 대한 그린피스의 입장을 써내려 갔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 폐쇄 기념행사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탈석탄,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 나아가겠다고 천명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고려한 ‘국가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는 ‘신규원전 백지화’의 큰 틀 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정부가 신고리 5,6호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안전을 등한시하면서 내린 위법적인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
“그린피스가 559명의 시민과 함께 제기한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 행정소송’이 이달 말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 세금이 더는 낭비되지 않도록,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빠른 시일 내에 중단하고 백지화 수순을 차질 없이 밟아나가야 할 것이다.”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성명서에서 발췌
완벽한 안전 배송이 될 때까지, 시민이 만들어 나가는 변화는 계속됩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지난 정부의 위법적인 결정에 맞서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나선 ‘단계적 탈핵! 560 국민소송단’의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 행정소송’의 첫 재판이 오는 6월 29일 목요일 오후 4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립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시작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원전 제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시민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국민소송단으로 참여해주신 559명의 국민들은 우리 주변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 가족, 직장동료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더 이상 위험하고 불안한 대한민국이 아닌, 안전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에서 살 자격이 있습니다. 국민의 행복과 안전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560 국민소송단’이 앞으로 만들어 갈 변화에 동참해주세요!
글: 김미경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 이 글은 560 국민소송단 홈페이지에 최초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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