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원을 주고 산 내 스마트폰. 오래 쓰고 싶은데, 금방 망가져버려서, 혹은 업그레이드가 안 돼서, 수리해서 쓰고 싶은데 비용이 너무 비싸서, 새 스마트폰을 사야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원하는 만큼 오래 쓸수 있는 스마트폰을 제조사들이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러분의 스마트폰이 얼마나 오래 쓸 수 있게 설계돼있는지 그린피스가 알아봤습니다.
스마트 기기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세상, 또는 쉽게 고쳐 쓸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당신이 절약할 수 있는 돈도 함께요!
... 불행히도 우리는 그게 완전히 공상의 세계란 걸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IT 기업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수명은 더 짧게, 고치기는 더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분해 수리 전문 글로벌 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과 더불어 지난 2 년간 판매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컴퓨터 44개 모델을 평가했습니다. 수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는 제공하는지 살펴본 거죠. 자, 함께 보시죠.
메모리를 교체하거나 하드 드라이브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이전처럼 쉽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부품을 아예 보드 위에 납땜해버렸기 때문입니다. LG와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일부와 애플의 노트북이 죄다 그런 식입니다.
스마트폰 파손된 경험 있으시죠? 정말 어이없죠? 쉽게 파손되는 주된 이유는 대부분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전자 제조업체는 수년 동안 더 튼튼한 강화 유리를 도입했지만 액정 파손은 여전히 만연합니다. 사실, 최신 모델 대부분은 유리를 전면적으로 사용해 더욱 파손되기 쉽게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최신 모델 S8은 전면과 후면에 유리를 사용하고 테두리를 최소화한 엣지 디자인을 채택해 "역사상 가장 취약한 스마트폰"으로 평가됐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기억하시죠? 만약 배터리만 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면 수백 만 대의 기기를 회수하지 않아도 됐을지 모릅니다. 불행하게도, 그린피스가 조사한 제품의 70 %는 과도한 접착제 사용 혹은 제품 디자인 자체의 문제로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웠습니다. 삼성 갤럭시 S8 또는 애플 레티나 맥북의 배터리는 기기 패널에 완전히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수리가 가능한 경우에도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제조사가 독자적인 나사 등을 사용해 특별한 공구가 필요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오포의 R9m, 그리고 화웨이의 P9를 수리하려면 거기에 맞는 특수공구를 구해야 합니다.
고장난 제품을 수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제조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조사 대상인 17개의 브랜드 중 수리 설명서를 제공하고 교체용 부품을 파는 건 단 3곳(Dell, Fairphone 및 HP)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제품을 어떻게 살 수 있냐고요?
가장 나은 평가를 받은 페어폰, 델, HP는 수리 편의성을 우선 순위에 둔 제품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리가 가능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업들이 전자 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입니다. 전자 제품의 생산은 원재료 채굴에서 시작하며, 유해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생산 과정을 거칩니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비되지요. 이렇게 많은 자원이 들어간 스마트 기기는 매년 쓰레기로 전락해 전자 폐기물량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IT기업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채용하는 곳입니다. 그들은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고려한 새로운 제품 디자인을 충분히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똑똑한 그들이, 과연 못하는 걸까요? 안 하는 걸까요?
애플, 삼성, LG와 같은 대형 IT회사들이 지구를 고갈시키지 않는 기술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라고 요구해주세요. 우리가 함께 하면 기존 IT산업의 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캠페인 서명 동참하기 http://act.gp/2tqhcFd
글: 엘리자베스 자르딤(Elizabeth Jardim)/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 선임 코퍼레이트(corporate)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