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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에
신경 쓰는 이유 5개

전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요? 여기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에 신경 쓰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마주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문제가 너무나도 엄청나서 사람들이 사실을 믿게 만드는 데만 30년 이상 축적된 과학이 필요했죠. 이제 과학계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구는 따뜻해 지고 있다. 우리가 그 이유다. 확실하다. 심각하다. (하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녹아내리는 북극 / 그린피스


하지만 과학과 근거만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 정상들이 이 기후변화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요? 여기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에 신경 쓰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국제적인 책임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가 열렸습니다. 지구 기온 상승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였고, 회의 결과 현재 파리협정의 초석이 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체결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배출 안정화를 위한 제도가 실행된 것은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 때 이르러서입니다. 이마저도 당시 선진국 37개국만이 포함됐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5년, 드디어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기후 협약에 체결됐습니다. 바로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Agreement)'입니다. 협정은 2018년 4월 현재 기준 국제 온실가스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195개국과 EU가 비준했습니다. 이 국가들은 무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공동의 기여를 하겠다고 약속했죠.


2.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


기후변화는 날씨와 생태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이미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바로 또는 아주 천천히 오랜 기간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져 대기를 오염시키고 지구의 기후 환경을 바꿔 놓습니다. 한국의 경우 매년 석탄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세먼지로 1100여 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는 2060년까지 600만~900만여 명의 사람들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얘기되고 있죠. 게다가 가뭄, 홍수, 허리케인, 태풍, 혹서 등 갈수록 심화되는 극단적인 기후현상으로 지난 20년간 무려 6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 기후 현상, 그에 따른 생태계와 농업의 변화는 더 거대한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17년 9월 미국 플로리다를 휩쓸고 간 허리케인 어마(Irma)로 피해를 입은 주민이 무너져내린 건물을 쳐다보고 있다 / 그린피스


3.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


지금의 세계 경제는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 기반 위에 지어졌습니다. 즉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것은 여태까지 화석연료 에너지를 사용해 온 경제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입니다. 철강과 같은 중공업부터 가장 최첨단에 있는 디지털, 인터넷 산업까지도요.


물론 온실가스 배출의 범인이 화석연료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향후 수십 년간 발생할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의 52%를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농업입니다. 이중에서도 육류와 유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온실가스가 농업 전체 예상 배출량의 70%를 차지하죠. 파리협정처럼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국제 협의가 진행된 이상, 이 산업들은 이미 큰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젠 누가 이 변화의 흐름에 앞서 나가는가의 문제이죠.


4. 패러다임의 전환


하지만 기후변화가 전부 위협과 상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까지 화석연료의 수입에 의존해 오던 국가와 경제가 독립적인 에너지 시스템, 나아가 독립적인 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기회가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한국이 수입해 오는 에너지 중 85%는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화석연료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던 국가는 점점 더 재생가능에너지로 관심을 돌리고 있죠. 쉘(Shell)이나 BP 같은 세계적인 정유 회사들도 더 깨끗한 에너지원을 향한 움직임에 맞춰 그린 에너지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정유 회사 쉘(Shell)의 필리핀 바탕가스 정유 공장에서 "이익이 아닌 사람과 행성"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하고 있다 / 그린피스


5. 새로운 기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탄소제로 경제(zero carbon economy)로의 전환은 기술, 비즈니스 모델,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정치 등 모든 사회 측면에서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2017년 세계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율은 전년도 대비 8.7% 증가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에너지 생산의 4분의1이 재생가능에너지로 이뤄지는 신기록이 세워졌죠.


기술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돈의 흐름은 점점 더 친환경적인 산업 분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신규 시장이 열리고 있죠.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204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약속한 일본 후쿠시마현의 풍력발전소 / 그린피스


2020년 파리협정이 마침내 법적 효력을 갖기까지 세계 각국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금 기회들을 목전에 두고 있죠. 만약 한국이 기후변화에 더 야심찬 대응책을 마련해 세계를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기술과 혁신에 앞장선다면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회 중 하나가 바로 얼마 뒤에 있죠.


다가오는 10월 인천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48차 총회가 열립니다. 이 총회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승인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는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평가한 자료입니다. 향후 파리협정에 대한 후속 협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이번 총회의 개최국으로서 한국은 보고서 채택에 필요한 근거를 알아볼 수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정말 우리가 기후 행동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글: 그린피스 글로벌 기후변화 정책 담당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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