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R(EV)IEW②] 김한용 니로 EV 운전자
전기차 10만 대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는 여전히 많습니다. 그린피스가 전기차 운전자를 만나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우리는 가솔린차를 100년 전부터 개발해 왔습니다. 일대일로 비교하면 당연히 전기차가 유리하죠. 가솔린차는 관습처럼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자동차 전문 동영상 매체 '모카(MOCAR)'를 운영하고 있는 김한용입니다. 니로 EV를 타고 있습니다.
Q. 오늘 전동 킥보드를 타고 오셨습니다. 평소에 공유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시나요?
항상 타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 전동 킥보드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눈앞에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곳에 반납하면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합니다. 공유 경제가 이래서 좋구나 싶습니다.
저는 자동차도 다른 물건처럼 공유해야 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는 하루에 1~2시간만 움직이고, 나머지 22~23시간은 잠들어 있습니다. 마치 아기 고양이가 하루에 이십몇 시간씩 잠을 자는 것처럼 말입니다. 굉장히 불합리한 상황입니다.
Q. 유튜브 '김한용의 MOCAR'를 통해 자동차 시승기를 전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해 보셨는데, 전기차를 구매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자동차 4대 중 1대만 전기차인데, 전기차를 타 보니 다른 차들을 안 타게 됐습니다. 실제로 전기차를 소유해 보면 사고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신호 대기 중에 옆에 있는 자동차 머플러에서 배기가스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저렇게 다녀도 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전기차가 가솔린차보다 못하다고 오해합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경제 관념이 있거나 환경 영향을 고려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가솔린차와 전기차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가격이 똑같다고 했을 때 당연히 전기차를 선택할 것입니다. 전기차는 그 자체가 짜릿하고 운전도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Q. '카마겟돈(Car+Armageddon)'이라는 단어가 나올 만큼, 자동차 산업이 격변을 겪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요?
자동차의 종말, 화석연료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환경 규제가 너무 급속도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2020년부터 유로6D를 시행합니다. 또한 실험실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도 규제를 적용합니다. 전기차가 아니면 달성할 수 없는 규제 기준입니다.
어쨌든 큰 축은 전기차와 자율 주행입니다. 두 가지 기술이 잘 어울리기도 하고, 모두가 바라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도심의 자동차 이동량은 점점 더 많아지고, 교통사고 사망자도 연간 4000명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자율 주행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Q. 이러한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 국내외 제조사는 어디인가요?
자동차 산업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면 변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전기차를 만들었고, 누군가는 자율 주행을 만들었기 때문에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변화를 선도하는 주체는 테슬라입니다. 테슬라가 주행 거리 400km대 전기차를 만들기 전까지는 전 세계 어떤 제조사도 200km대 전기차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도 주행 거리 120km 전기차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율 주행 역시 2050년, 2100년 정도의 먼 미래의 일로 봤지만 이제는 2020년이면 레벨3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2020년부터 레벨3 자율 주행을 시작합니다.
만약 테슬라가 파산한다고 하더라도 이 변화는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주행 거리 400km대 전기차와 2020년 자율 주행 레벨3는 자동차 업계 전체에 흐르는 표준이 됐습니다.
Q. 국내 1위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나요?
그래도 지금까지 가장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전동화 파워 트레인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도요타가 1위, 현대자동차가 2위인데, 대수로 따지면 격차가 크기는 합니다. 하지만 순수 전기차의 경우에는 도요타보다 종류가 더 많습니다.
Q.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전기차 시대는 분명히 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다면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에 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4년 전에 럭셔리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만들었습니다. '제네시스는 대배기량 내연기관차'라고 포지셔닝한 것입니다. 시대를 잘못 읽은 전략이었습니다. 그 시기에 전기차로 완전히 넘어간다고 했다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어야 했습니다. 대배기량에서 소배기량, 친환경 자동차로 바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지금 미국, 유럽, 중국, 우리나라에서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어렵다면 제네시스라도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해야 합니다. 집토끼를 놓치기 싫다고 금토끼를 잡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전기차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gkr@greenpeace.org로 이메일을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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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나현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