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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를 불러온 음모론의 실체는?

두산중공업이 탈원전때문에 망한것이 새빨간 거짓말인 3가지 이유

두산중공업이 초유의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경영 위기는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무렵. 두산중공업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이 시작된 시기입니다. “탈원전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살려면 원전 사업 재개해야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거짓 주장을 공고화 하려는 노력이 거세지는 걸까요? 그 진실을 그린피스가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를 둘러싼 음모론

두산중공업이 초유의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경영 위기는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7년, 두산중공업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합니다. “탈원전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살려면 원전 사업 재개해야 한다”. 대한민국 거대 기업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의 미래를 걸고 제각각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가짜 논리로 이 상황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두산중공업 경영진은 그 어느 때보다 이 헛소문에 기대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결국 그 잘못과 책임은 그들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지난 3월 27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와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1조 원 대출을 결정했습니다. 세부 실사나 경영 계획에 확인도 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공적금융으로 말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어떤 이들은 거짓 주장을 공고화 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공적 금융기관은 이렇게나 큰 비용을 투입하게 된 걸까요? 우리는 이 음모론의 실체를 똑바로 마주 해야합니다. 그 진실을 그린피스가 파헤쳐드리겠습니다.

두산중공업이 저가 수주 의혹을 받으면서 투자하려는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가 지어질 장소다. 이미 자와 1-7호기 발전소가 지역 대기오염 피해를 양산하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계약 체결 이전부터 발전소 터를 닦는 정지 공사를 시작했다. 이곳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전력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적금융기관과 공기업이 투자하려는 이 사업은 최근 KDI가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마이너스 102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 때문에 망하고 있다? X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탈석탄의 세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해서다 O


두산중공업의 재무 위기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훨씬 이전인 2014년부터 진행됐습니다. 매출 하락이 시작된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주가는 10년 동안 무려 96%나 하락했습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두산중공업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원전 비중은 10%대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원전 사업이 두산중공업 경영 악화의 주요인도, 해결책도 아닌 것이 자명한 지점인 것이죠.


그럼 두산중공업은 무슨 이유로 재무 부실 위기에 처했는가 하는 질문이 남게 됩니다. 정답은 바로 석탄 중심 경영 구조 입니다. 최근 5년간 두산중공업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한 발주 사업은 해외 석탄발전소였습니다. 같은 기간 약 2조 6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유효 신용등급은 BBB로 강등됐습니다. 두산중공업의 전체 사업 부문에서 석탄발전 건설은 여전히 70% 비중을 차지합니다. 해외 투자기관은 석탄발전소의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이를 ‘좌초자산’으로 분류한 지 오래입니다. 석탄에 매몰된 두산중공업의 사업 구조로는 예정된 실패였던 것입니다.


두산중공업이 살아나려면 원전 건설을 확대해야 한다? X

전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원전 사업은 이미 사양길 O


세계는 원자력 발전소를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재무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원전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안일한 미봉책일 뿐입니다. ‘두산중공업이 탈원전 때문에 망한다’는 가짜 뉴스만큼 잘 알려진 거짓말이 있습니다. 바로 ‘해외에선 원전을 늘린다’는 것입니다. 


지난 9일, 유럽연합은 지속가능금융 분류체계에 대한 최종 보고서(Taxonomy: Final report of the Technical Expert Group on Sustainable Finance)’를 통해 원전을 “핵폐기물, 방사능 오염 등의 문제로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활동으로 분류하고 지속가능한 금융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쉽게 말해 원전 산업에는 금융 투자를 추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연합이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증하기로 했다는 다소 의도적인 오보를 불식시키는 발표였습니다. 이미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신산업의 호황기를 보내고, 발전사가 도리어 고객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마이너스 전기가격이 발생하는 가운데 사고 위험천만의 값비싼 원전을 다시 지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방사성 사고 위험과 사용핵폐기물를 위한 천문학적 비용  등으로 인해 세계 원전 발전 비중은 매년 감소합니다. 환경과 안전을 위한 비용을 사실 그대로 적용하니 원전이 가장 비싼 에너지원이 됐고, 그것이 영국 등에서 원전 건설 계약이 취소된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로 2018년 기준으로 전력 설비 투자 규모 역시 단 6%에 그쳤고, 앞으로 더 줄어들 것입니다. 원전 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양 산업입니다. 한 국가의 거대 기업이 명운을 걸 전망 밝은 사업 분야가 아닙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 위기는 문재인 정부 탓이다? X

10년 가까이 경영 쇄신 거부한 경영진의 오판 O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두산중공업의 재무 건전성은 서서히 추락했습니다. 그간 기업의 경영진들은 무엇을 한 걸까요? 한국의 모든 원전 건설을 독점해온 데다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공적 자금의 지원을 지갑처럼 사용할 수 있던 오랜 혜택에 길들여진 탓일까요? 문제는 책임 추궁을 위해 억지 핑계와 가짜 뉴스로 이 사안을 정치화하며 낭비할 시간이 두산중공업에게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난 27일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긴급운영자금 1조 원을 대출 결정 직후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골프 모임이 언론에 알려지며 뭇매도 이어졌습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17년 GE도 두산중공업과 유사한 사태를 겪었습니다. GE는 전력시장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한 후, 석탄발전 사업을 접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독일 지멘스도 사회·정치적 측면을 고려해 원전사업을 포기하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더욱 강화하며 생존을 위해 혁신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사례를 거울삼아, 지속 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 설비 부문으로 사업 전환을 즉각 추진해야만 합니다.

그린피스는 두산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30일 두산빌딩 앞에서 두산중공업의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이 석탄 및 원자력 발전소 관련 사업에 있음을 환기하며, 이들 사업의 청산을 핵심으로 한 경영 쇄신안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지구와 ‘두산중공업’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코로나19로 수많은 기업과 국민이 고통받는 지금 두산중공업은 1조 원이라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들의 재무 부실은 전염병 때문이 아닌데 말입니다. 손실을 야기한 석탄과 원전 사업 부문과 절연 없이 추가적인 구제금융이 이처럼 쉽게 지원돼선 안 됩니다. 


세계적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누군가 세상의 진실을 상세히 밝히려 할 때 이를 방해하기 원하는 이들이 들이대는 논리가 바로 ‘음모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진실은 계속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진짜 사실”을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긴급 수혈된 지금의 1조 원으론 두산중공업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체질과 구조 변화 없이 기존의 사업 방식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이 자금은 미래를 위한 종잣돈이 아니라 밑 빠진 독에 붓는 물입니다. 지구와 두산중공업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 이제 더 이상 석탄과 원전이 아닙니다. 두산중공업은 생존을 위해 경영 쇄신의 필요를 인정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개편해야 합니다. 그것이 수십 년간 애사심과 헌신으로 자신의 업에 책임을 다한 직원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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