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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는 OOOO 뒤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기후위기

최근 들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져서, 집 밖을 나서기 전 어떤 옷을 입을지부터 고민됩니다. 추워지다가 따뜻해지는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는 ‘이것’. 바로 일기예보입니다. 일기예보가 우리의 외출 의상을 넘어 밥상까지 결정한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날씨와 기후에 따라 한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이 결정되기에, 농사 짓는 분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면 하룻밤 사이에 식재료가 배송되는 곳에 계신다면 이 말이 피부로 와닿지 않을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농업인은 다릅니다. 


매일 하늘과 땅을 살피면서 논과 밭을 일구는 농업인들은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일찍 찾아오고 더 오래 머무는 여름 속에서, 수십 년간 재배하던 농작물의 생산이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는 것이죠. 한국농총경제연구원에서 진행한 ‘2020년 농업, 농촌 국민 의식 조사’ 결과에서도 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농업인 86% 기후변화 체감. 병해충과 폭우 등으로부터 발생한 피해가 많아졌다’

‘농업경영에 주된 위협요소,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재해 여건 변화’

변덕스러운 날씨와 기후위기로 인한 농가 피해는 농가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결국 우리 밥상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밥상을 흔드는 기후위기


2020년, 무려 2개월에 걸친 역대 최장기간 폭우와 함께 강한 태풍이 불었던 여름, 기억하시나요? 농작물의 침수 피해 범위는 약 3만 ha(헥타르)에 다다를 정도로 심각했고, 쌀, 채소, 밭의 작물 순으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장바구니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되었죠. 그 뿐만 아니라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초 우리나라 최저 기온이 영하 18.6℃까지 떨어졌다가 1월 중순 13.9℃까지 올라, 보름 만에 무려 30℃ 이상의 기온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상기후는 우리의 농가와 밥상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칩니다. 일조량과 온도에 예민한 쌀을 예로 들어볼게요. 일조량이 부족하면 쌀알이 제대로 익지 못해 모래처럼 부슬부슬한 식감을 가진, 맛과 품질 모두 떨어지는 쌀이 생산됩니다. 벼가 여무는 시기에 이상고온이 지속될 경우, 낱알 무게가 가벼운 저품질 쌀이 생산됩니다. 비가 많이 오면 대부분의 채소들은 쉽게 물러지고 병충해의 피해를 받기 쉬워집니다.  대다수의 과실류는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이 나지 않거나 제대로 익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고 우리 밥상을 지켜주세요


미래 우리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망고라면 모를까 사람이 살 날씨는 아니에요'.
마치 동남아시아 국가 날씨와 흡사한 무덥고 습한 2021년 여름을 보냈던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이야기이죠. 반 농담에 가까웠던 이 이야기는 2100년에 팩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온대성이었던 우리나라 기후가 2100년에는 강원도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화되어 덥고 습한 날씨로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온대성 기후에서 자라야 하는 사과의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만의 특산품이던 한라봉도 재배지가 한반도 중부 지역까지 북상하여 ‘신라봉'이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사과, 복숭아, 포도와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 과일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량과 품질이 떨어지면서, 100년 뒤 국내에서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는 안타까운 전망이 있습니다. 


일기예보가 전하는 식량위기 예보


‘파테크'라고 들어보셨나요? 한파, 폭설 등의 이상기후로 대파 수확이 어려워지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파를 집에서 키워 먹는 사람이 늘면서 탄생하게된 신조어입니다. '신라봉'과 '파테크'가 가지고 있는 공통 키워드는 바로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입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일상속에 있지만,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더 많은 신조어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밥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었던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구하기 힘들어 ‘새하얀 떡볶이’,’하얀 김치찌개’ 등이 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날씨는 곧 우리 밥상입니다. 다음에 일기예보를 확인하게 된다면 우리 먹거리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그린피스와 함께 기후위기를 막고, 위협 받고 있는 우리 밥상을 지켜주세요.


기후위기를 막고 우리 밥상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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