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6일 COP27이 개최됐습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기후정의 실현에 있습니다. 세계 각국과 시민의 역할을 소개합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2022년 11월 6~18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불과 몇 달 전 기후위기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보고서 2편을 발간한 뒤 진행되는 만큼 큰 의미를 지닙니다. 전 세계 유수의 기후 과학자들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기후위기가 이미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과 인간의 삶, 공동체,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전례 없는 대규모 기상 이변이 점점 빠르게 반복되고 있고, 그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영향과 심화되는 불평등을 고려할 때,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변화와 손실의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2030년까지의 대응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COP27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자리가 돼야 합니다. COP27에 모인 세계 정상들은 더 이상 눈가림식 해결책과 공허한 약속만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낡고 망가진 시스템을 이용해 위기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먼저 COP27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전 세계 기후 운동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부터 살펴봅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는 해마다 열리는 세계 기후 회의로, 각국 정부가 모여 기후변화에 맞서는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올해 총회는 27번째 회의입니다.
기후 영향에 취약한 국가 및 공동체에 관한 전 세계적 관심이 형성되면서 이른바 ‘아프리카 COP’로도 불리는 이번 회의는 COP26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은 재정, 적응, 손실 및 피해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자, 캠페이너를 비롯해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는 활동가들로 이뤄진 그린피스 대표단은 COP에 참석해 논의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정치인들이 그 논의에 귀를 기울이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그린피스는 COP27의 결정이 가장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지역의 풀뿌리 단체 및 대표자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협력합니다. 지역 공동체는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가장 작지만, 기후위기의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습니다.
COP27에는 각국 정부의 대표단은 물론, 시민 사회, 기업, 종교 단체, 과학자, 원주민 대표단 등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 세계의 언론 매체 역시 회의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습니다.
G20 국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80%를 배출합니다. 하지만 미국, 인도, 중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브라질 등 G20 회원국 중 많은 나라가 COP27에 앞서서 제대로 된 기후 계획을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기업, 정부, 재정적 후원자들이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서도록 하고, 그들이 초래한 것으로 알려진 기후 피해에 대해 정치, 사회, 재정적 비용을 부담케 하는 것이 COP27의 주요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기후정의 실현입니다. 기후 위기를 초래한 산업으로 이익을 얻는 오염자와 기후 영향의 최전선에 있는 세계 전역의 원주민, 지역 공동체, 젊은 세대들 가운데 피해에 따른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 하는 문제죠. 오늘날 지구를 망가뜨린 이들이 미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번 기후 회의에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은 많지 않습니다. 올해 회의의 중요성은 구체적인 결정문 채택이 아니라, 손실 및 피해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같은 여러 정치적 사안에 대한 진전을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각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데 시간을 끌수록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것입니다.
기후정의를 실현하고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한 1.5℃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OP27은 다음 사항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첫째, 기후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재정 및 기술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간 오염을 발생시켜 온 북반구 국가들은 전 세계적 손실 및 피해 지원 기금에 추가적인 기여를 해야 합니다. 기후 영향의 비용을 다루는 현재의 재정 방안은 충분치 않습니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의거해,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와 공동체가 과거, 현재, 미래의 기후 재앙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둘째, 화석연료 퇴출을 가속화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을 감축해야 합니다. 최종적인 COP 결정문에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약속, 정의로운 전환 계획이 포함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정, 화력 발전소, 석탄 광산, 천연가스 분야에서 더 이상의 신규 사업이 없어야 하죠. 모든 신규 화석연료 사업을 즉각 종식하기 위한 노력은 노동자나 관련 공동체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작업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셋째,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비하고, 경제 분야의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위해 저소득 국가에 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합니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담에서 부국들은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저소득 국가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죠. 부유한 국가들은 특히 기후 적응 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의 기후 재정 기여도를 신속하게 높여야 합니다.
넷째, 자연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기후위기뿐이 아닙니다. 자연과 생물 다양성 위기도 현실이 됐죠.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은 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일이고, 시급한 화석연료 퇴출 및 온실가스 감축과 병행돼야 합니다. 더불어 모든 해결 방안에 원주민 및 지역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각국 정부는 기후 완화, 기후 적응에 있어 문화적, 영적 상징이자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자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해야 합니다.
이번 회의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기후 조치를 위한 정치적 논의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대규모 탄소 감축을 신속히 이루기 위해서는 전 세계 정부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전 지구적 기후 운동을 요구하는 것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기후위기에 관한 인식과 행동이 놀랍도록 증대된 것을 보면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세계 곳곳의 학생들이 기후 파업을 조직해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서는가 하면, 선거에서도 기후위기가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단체와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공동체들은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하고 있죠. 이른바 ‘피플 파워(People Power·시민의 힘)’가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주요 사안들이 충분히 다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원주민,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공동체, 젊은 세대들이 이끄는 전 지구적 기후 운동은 지도자들이 실패한 곳에서 계속될 겁니다. 그리고 더욱 영향력 있고 주목할 만한 모습으로 등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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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비 플로레스(Gaby Flores) 그린피스 콘텐츠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