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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모인 시민들

지난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12년이 지났지만 피해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려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그린피스 곁에는 목소리를 함께 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12주년을 기억하고,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행동하는 도쿄와 서울의 시민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기억하는 시민의 목소리, 그 첫 번째는 상일여자고등학교 친구들입니다.


기후위기며, 원전 사고, 바다를 떠다닌다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까지. ‘환경 문제’라고 하면 거대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환경 문제 앞에서 ‘해결할 수 없다’라는 무기력감을 느낀다고들 해요. 하지만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작은 힘도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5명의 고등학생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학교 친구들을 대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서명 캠페인을 펼친 것이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끈기, 뜨거운 열정과 든든한 체력(!)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친구들과 함께라 가능했다고 말하는 상일여자고등학교 3학년 홍채원, 민유빈, 고명서, 조서연, 정은규 학생을 만났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정은규, 고명서, 민유빈, 조서연, 홍채원 학생 © Greenpeace

5명의 친구들이 이끌어낸 커다란 변화


같은 학교, 같은 반에다 진로도 비슷해 마음 맞는 친구가 된 다섯 명. 어떻게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사실 처음 관심은 채원 학생의 조금 엉뚱한 취미에서 시작됐습니다.


채원 “제가 친구들한테 처음 캠페인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원래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은데요. (다같이 폭소) 관련 콘텐츠를 즐겨 보는데 겨울방학 때 드라마 ‘체르노빌’을 보게 됐어요. 원전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영상으로 보니까 그 심각성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리한테 벌어지면 이렇게 되겠구나. 관심이 생겼죠. 여기 친구들이 물리나 화학, 생명을 진로로 공부하고 있어서 더 관심이 컸던 것 같아요.”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을 대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결심한 후, 준비 과정부터 서명을 모으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다섯 명은 한정된 시간 안에 좋은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명서 “1~2학년 전체 교실과 교무실을 다니면서 캠페인을 설명해 드리고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짧은 시간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눈에 잘 띄라고 폼보드 피켓이랑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서명하기 쉽도록 큐알코드도 넣었고요.”


서연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자료조사는 다 같이 모여서 하고, 폼보드도 같이 만들었어요. 포스터는 채원이가 만들었고요. 유빈이가 목소리도 크고 친화력이 좋아서, 반마다 돌아다닐 때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상일여고 학생들이 진행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금지 서명운동 참여 캠페인. 사진 제공: 고명서, 민유빈, 정은규, 조서연, 홍채원 학생

2주간 쉴 틈 없이 진행한 후쿠시마 서명 캠페인은 친구들과 선생님들 모두 합해 400명에 달하는 서명을 모으며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서명 결과도 결과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에 더 큰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은규 “선생님들께 캠페인을 설명해 드릴 때마다 좋은 일 한다, 대견스럽다고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담임 선생님께서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워하시고, 환경에 관심 많으신 선생님들도 많으셔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어요. 친구들도 방사능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어서 반가웠어요.”


명서 “저희 부모님은 신기해 하셨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냐고요.”


서연 “용기가 대단하다고 해주셨어요.”


채원 “우리 학교가 학생 수가 좀 많아요. 2주 넘는 기간 동안 점심 시간,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이랑 교실을 돌다 보니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어요.”


서연 “하지만 생각보다 친구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그린피스에 서명을 보낸다고 하니까, 좋은 일 한다고 다들 잘 도와줬어요.”


은규 “저희 부모님도 그린피스 많이 들어봤다고, 포경 반대 운동 이야기도 해 주시고 저희에게 멋있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reenpeace

변화를 만들고 싶으세요? 일단 시작하세요!


캠페인을 처음 계획한 은채는 평소에도 환경 문제는 물론 사회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특히 원전 문제가 그냥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는 인재라는 것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명서는 지구온난화와 의료폐기물 문제 등 또 다른 환경 문제에 대한 캠페인도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이렇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직접 캠페인을 해보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거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들은 말합니다. “일단 시도해라!”라고요.


채원 “제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했는데 저 혼자였다면 못했을 거예요. 다섯 명이 함께라서 가능했죠. 고등학교 시절 제 가장 큰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린피스에 서명을 전달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렇게 인터뷰까지 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


은규 “이렇게 인터뷰라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 인터뷰를 보시고 더 많은 분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유빈 “이제까지는 캠페인을 해도 항상 학교 안에서만 끝났었는데, 그린피스에서 연락이 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친구들과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힘을 합쳐 활동한 게 굉장히 오래간만이라 무척 설렜어요. 몸은 힘들어도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별로 힘도 안 들었어요.”


명서 “저희처럼 캠페인을 해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겁먹거나 긴장하지 말고 일단 시도라도 하는 데 의미가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변에서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더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서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일단 저지르세요! 그린피스에 이메일을 보내서 문의해 보세요! (웃음)”


긍정적이고 즐거운 에너지가 끊이지 않았던 인터뷰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개인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서연 학생의 멋진 답변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적소성대라는 말처럼,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모여 사회와 나라를 만들고 인류를 이루잖아요. 우리 개개인의 힘이 모인다면 결국 지구를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믿어요.”


상일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금지 서명운동 캠페인 홍보물을 보여주고 있다. © Greenpeace

아무리 큰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어도, 우리가 함께라면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주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시민들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의견을 모아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할 것입니다.

어떤 작은 행동이라도 우리의 행동은 결국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지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해 아래 링크에서 서명하시고 여러분도 변화에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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