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탁 위의 진심』, 이민주, 이지현
책이 막 나와서 베스트가 붙을 줄은 상상을 못 했습니다.
대학 신입생이 막 되었을 때 교수님이 그러셨어요.
베스트셀러가 베스트굳은 아니다.
늘 이 말이 저를 놓지도 않고 꽉 물고 다녔습니다.
베스트란 말을 보자 다시 그 말이 떠올라 잠시 움찔했습니다.
그러나 일단은 최선을 다해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름대로 공부도 해가면서
열심히 쓴 글이어서 말 그대로 베스트인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동생이 갑자기 요리 자격증을 많이 땄다고 해서 설마 했습니다.
강남의 부촌인 타워팰리스의 그 넓은 평수에서 편안하게만 살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동생이
사서 고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1도 안 했거든요.
게다가 막내 동생이어서 더 그런 생각을 했던 가 봐요.
그 정도 산다면 제 동생이지만, 저마저도 맨날 비싼 레스토랑이나 가서 사 먹고
호텔 밥이나 먹으며 산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끔 아이들 밥 해주느라고 바쁘다고 하면 귓등으로 들어 넘기곤 했습니다.
요리 자격증을 10개도 넘게 땄다고 해서 못 믿겠다고 하니 자격증을 줄줄이 보냈어요.
요리 자격증만이 아니라 전문 요리 자격증까지 따거나 도전 중이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요리만이 아니라 부러울 정도의 다른 자격증들까지 따버린 동생이 너무 대견했습니다.
요리 장인이셨던 큰고모, 손녀를 위해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던 할머니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밖에서 먹는 음식을 즐기지 않습니다.
혀끝에 남은 그 맛이 잊히지 않아서 휘리릭 음식을 만들곤 합니다.
그리곤 끈질기게 음식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음식이야말로 누군가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생이 고모의 대물림을 받았던지 요리에 일가견이 있었네요.
그런 동생이 만든 요리를 보자 아주 오래전에 잊고 있던 모든 기억들이 다 떠올라
브런치에 요리 하나에 한 편씩 글을 붙여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고마운 출판사의 도움으로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아마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그런 출판 제안이 들어올 일은 없었겠지요.
아들이 행시 막바지에 들어서자 글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쓰기 시작한 브런치가
제게 또 하나 뜻밖의 행운을 선사했습니다.
그런데 막 출간된 책이 이렇게 사랑까지 받게 되어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모두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입니다.
진심을 담아 감사드립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모든 분들도 응원합니다.
열심히 쓰다 보면 출판사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는 사실을 저도 이번 책을 출간하면서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