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대신 설레임을 선택하다
내 나이 오십이 되던 해, 나는 안나푸르나를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산길을 즐겨 걸어왔지만, 히말라야의 거대한 능선을 향한 발걸음은 차원이 다른 도전이었다. 주변에서는 “왜 하필 겨울에, 왜 그렇게 험한 길을”이라며 염려했지만, 그 질문조차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붙잡았다.
나는 왜 안나푸르나를 걷고 싶었을까.
마흔의 끝자락을 지나 오십이라는 나이에 접어든 나는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그 열심이 늘 ‘누군가를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설명하기 힘든 허전함과 공허감이 내 안에 내려앉았다. 나를 위한 열심, 나다운 성장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진짜 나답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의 반환점에서 던져진 이 질문은 피할 수 없는 숙제처럼 내 앞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였다. 오십은 단순히 나이듦이 아니라, 나를 새롭게 정의하고 다시 태어나는 시기일 수 있다는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 믿음을 확인해 보고 싶을 때, 내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은 이름이 있었다.
안나푸르나.
그곳은 눈부시게 웅장한 설산일 뿐 아니라, 내 안에 남아 있는 에너지와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무대처럼 다가왔다. 함께 걸어가자고 마음을 모은 길동무와 나는 두려움보다 설렘을 안고 마침내 그 길을 향해 나서기로 했다.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시작된 여정이 바로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산행기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길, 나다움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준비의 순간부터 이미 내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나를 단련시키고, 나를 깨우고, 나를 다시 세운 도전의 기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을 되찾아간 응원의 노래였다.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 (베시사하르(760m) 출발~ 토롱라패스(5416m) 정상~ 묵티나드~좀솜 ) 15일 일간의 뜨거웠던 나의 걷기 여정, 나의 도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