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벽지 _ 신지훈
안경을 끼지 않고 본다면 꽃밭에 누운듯 해.
멀리 떠나서 날 채우려던 시절
이제야 헤아린 그때의 마음.
복잡한 감정들이 다음 장으로 또 다음 장으로 채워져.
그대에게 보고 싶은 말 한 줄
많이 따스했다고 적어봅니다.
작은방 뭐라도 해내라 하네.
안개처럼 떨치기 힘든 내 마음
결국 행복하려 아픈 반복이라고 천천히 깨우쳐 가요 난.
똑같은 무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애쓰던 내 마음 같아요.
힘겹게 다 정리하고 보니 애초에 전부 같은 바램인걸.
작은방 뭐라도 해내라 하네.
안개처럼 떨치기 힘든 내 마음
결국 행복하려 아픈 반복이라고 천천히 깨우쳐 가요. 난
정처 없이 떠도는 내 마음
내 조용한 방은 정신없이 떠들어요.
좋은 노래를 하나 발견했다. [꽃무늬 벽지] 라는 노래로 신지훈양이 불렀다. TV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 가녀린 목소리로 노래부르던 앳된 소녀를 기억하는데 어느새 대학생, 심지어 고학년이란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겠구나.
11번째 자작곡이라고 한다. 그녀가 기타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는데 너머로 보이는 벽지가 꽃무늬였다. 그 방에 누워서 쓴 가삿말인듯 하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앞을 알 수 없어 내 하루하루에 믿음이 없었던, 그저 불안하고 캄캄했던 내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울렁했다. 하루는 믿었지만 하루는 믿지 못하는 내 안의 방황이 있었다. 불안함이 스멀스멀 기어나올때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뭐라도 되지 않겠냐며 안간힘을 쓰며 불안함을 밀어내던 날들이었다. 매일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 혼자 퇴근할 때는 생각이 너무 많아 참 많이도 울었다. 사람 하나 없는 캄캄한 밤길이 무서운 줄도 몰랐던 서울생활이었다.
지금 같으면 에라, 더이상 생각할 공간도 없다며 잠시 미뤄둘법한 게으름을 획득했지만.
내 서울 생활은 그렇게 나에게 어둡고 차가운 회색의 기억이다.
조금 더 살다보니 역시 앞을 모르는 건 마찬가지고 믿음이고 뭐고 그냥 충실한 하루를 만들다 보면 그게 한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더라. 아마 30년도 되고 50년도 될 것이다.
결국 행복하려 아픈 반복이라고 천천히 깨우쳐 간다는 가삿말을 대학생 때 쓸 수 있다니 똑똑한 친구다. 그럼에도, 정처없이 떠도는 마음, 내 조용한 방은 정신없이 떠들어요. 라는 가삿말에는 다시 한번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