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한참만에 쓰는 첫 글

by 아침서가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참만에 쓰는

첫 글



'작가'라고 하는 것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고 브런치에서 '작가'라고 칭한다고 해서 진짜 내가 작가가 되었다는 생각도 없으며 심지어 나를 작가라고 생각해주는 이도 없을 것이지만 나는 그 두 글자가 왜 그렇게 쑥스러운지. 첫 글이랍시고 "나 첫 글 씁니다." 스런 글은 쓰고 싶지 않아 몇 개의 글을 써 서랍 속에 두었지만 막상 발행하려고 하니 첫 글은 처음에만 쓸 수 있는 것인데, 다른 글을 발행하고 나면 이미 처음은 없어지는 거잖아 싶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보면 분명 이 첫 글이 조금 우스울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그런 풋풋함과 어설픔은 또 그것대로 남겨둘 만한 것 아닌가 해서.


내가 아주 어릴 때 희망사항에 작가라고 쓴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여러 가지의 희망사항이 있긴 했지만 작가가 뭔지도 잘 모를 시절에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던걸 보면 나는 확실히 어릴 때부터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어린이 었다. 그렇다고 내 지난 시간이 독서나 글짓기로 가득했냐고? 그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고 그냥 평범했다. 요즘엔 좀 더 책에 빠져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냥 단순히 글을 쓰고 싶은 것 같다. 거창하게 작가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말이다. 나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이런저런 생각과 상상 속에 사로 잡혀 사는 인간인데 그런 머릿속의 조각들을 잘 꺼내서 쓰고 싶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유치한 것이든, 부끄러운 것이든 간에 잘 쓰고 싶다. 그러면 잘 쓰고 싶다는 것은 무엇인가. 내 안에서도 무척 모호하지만 솔직하게 쓰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솔직한 인간인가, 생각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는 꽤나 솔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사실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시간이 의도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항상 쓰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 단순한 일기 거나, 편지이거나. 어떤 생각이라도 자유롭고 솔직하게 쓰고 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쓸 자리를 마련해주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서 시작조차 잘 못하면서.


좋아하는 지인분의 소개로 브런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 글을 볼, 어쩌면 유일할지 모를 그 한 사람을 위해 '첫 글'이라는 것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늦은 밤의 힘을 빌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