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나도 좋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좋은 것인지, 좋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처럼 헷갈리지만서도.
하여간 그렇다.
최근에 영화 <콩나물>과 <우리들>의 감독인 윤가은 작가님이 쓰신 책 <호호호>를 재밌게 읽었는데 내용 중에 이 책이 언급되었다. 단골 서점에서 이 책을 읽다가 박장대소하는 바람에 쪽팔려서 다시는 그 서점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는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였다. <호호호> 책을 읽고 윤가은 작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나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가 너무 궁금해졌다. 대체 얼마나 웃긴 책이길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즐겁게 읽은 책을 나도 즐겁게 읽으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까? 과연? 아~궁금하다, 궁금해. 당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다 읽고 연달아 한 번 더 읽었다. 그리곤 이 책을 살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치밀한 복선이나 대단한 서사구조를 띄는 거 같지도 않고, 삶을 관통하는 철학적인 주제를 터억하고 내어 놓는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축구팬이었던 작가가 동네 '여자축구동호회'에 입단하고 1년여간의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건뎅... 머냐공! 진짜 너무너무 너무 재밌잖아!
단체 활동을 힘들어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며, 말과 행동을 세련된 도시 여자(?)처럼 하는 저자는 동네여자축구단에서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필히 벌어지는 '이런 관계가 저렇게 꼬였다가 요렇게 풀려나가는 일'을 경험한 뒤 놀랍고도 유쾌하게,마치 입심 좋은 친한 친구가 바로 옆에서 얘기하듯글을 썼다.
김 혼비 작가와 마찬가지로 단체 활동을 힘들어하며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말과 행동을 세련된 도시 여자(?)처럼 하고 싶어 하는 나는 '완전하지만 외로운 혼자만의 세계와는 다른, 다양해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다정하기도 한 단체가 주는 매력이란 이런 거야'라며 좔좔좔 풀어낸 작가의 썰에 완전에 빠졌다.
아~역시는 역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역시나 나도 좋아하게 된다. <호호호> 윤가은 작가가 좋아한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매력에 나도 빠졌다. 정말이지 '좋아함의 다단계'는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단 말이지~이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