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관 책동무: 비밀글자를 지킨 아이들』 서평
오늘 소개할 책은 김영주 작가님이 쓰신 『교서관 책동무: 비밀글자를 지킨 아이들』이란 책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본 책은 역사 동화 책입니다. 사실 필자는 동화보다 일반 논픽션과 문학, 수필, 시 등을 즐겨 읽지만, 지치고 힘들 때는 동화를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본 책은 ‘교서관’이라는 기관이 메인 테마 요소 중 하나입니다. 글을 좋아하는 노비인 ‘지성’이 필방에서 일을 돕다가 ‘대호군’의 눈에 들어 교서관이라는 곳에서 업무를 돕게 되면서 등장하는 곳이죠. 부끄럽지만 국사 전공자인 저에게도 교서관이라는 기관은 생소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이러한 점이 역사가 주는 묘미라고 확신합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아는 것이 많아지고 연륜이 들게 되면 삶의 지혜 역시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는 배우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사실을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과 마주하게 하며, 이는 어떠한 사건과 인물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더욱 알고 싶게 만들고, 특정 사건과 인물에 대해 상상하면 할수록 행복해지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교서관’(校書館)은 조선 초기인 1392년(태조 1년)에 세워진 글을 보관하기 위해 세워진 관청입니다. 처음에는 교서감이라는 호칭으로 사용되었으나, 1401년에 교서관이라는 호칭으로 변경되었고, 1777년(정조 1년)에 규장각에 편입되었으며, 규장각을 내각(內閣), 교서관은 외각(外閣)으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의 헌법’에 해당하는 경국대전은 교서관이 1484년(성종 15년) 관서(官署)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교서관’(校書館)이라는 조선 시대의 글을 보관하는 관청을 토대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로 탄생시켰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인 ‘지성’에게 ‘글’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의 귀중한 꿈이자 희망이었습니다. 그의 간절한 꿈을 '교서관'과 접목시킨 네레이터를 통해 아이들은 흥미를 갖게 되고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남들이 뭐라 해도 글을 알고자 하는 지성의 집념(執念)에서 조선의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장영실이 보였고, 정조의 신임을 받아 서자 출신임에도 관직에 등용된 이덕무와 백동수, 박제가 등 소위 ‘북학(北學)사상을 받아들인 실학자들과 무인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이들 또한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는 서얼이었지만 조선 후기 개혁군주로 잘 알려진 정조의 눈에 띄어 관직을 지내게 됩니다. (북학파 실학자들의 일대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2005년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안소영 작가님의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이 책이 지니는 두 번째 장점은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적절히 융합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글을 가까이 하지 않는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역사는 여전히 어렵고 따분한 과목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릅니다. 따분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며,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를 독자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바라건대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역사를 더욱 가까이 하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또한, 아무쪼록 이 책이 한국사 교과서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 교과서로 많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지성’과 같이 간절한 꿈을 가지고 세상속으로 나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본 서평을 마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