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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석양 가운데 서있는 이에게

인생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에 관한 조언

by 녹색나무

한 해가 무척 빠르게 가고 있다는 건 저녁 석양을 보면 알 수 있지.

보통 사람들은 푸르고 파란 하늘이 캄캄해지는 것을 저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네. 컴컴한 어둠이 안개처럼 저물고 점차 파랗게 변하는 것이 새벽이라면 저녁은 파란 하늘이 빨간 장미처럼 붉어지면서 절반은 제비꽃처럼 보랏빛으로 물들여 간다네.

하늘은 늘 우리에게 높은 희망과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지만 보랏빛과 붉은 석양으로 물든 하늘에 비하면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귀중하기 때문이지 아닐까? 자네도 잘 알겠지만 인생은 항상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가져다 주지. 하나는 생각대로 안 될 때가 많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각보다 세상은 넓고 넓다는 것일세. 자네도 잘 알겠지만 우리의 시각과 시야는 실패를 만나면서 변하게 되어있네.


마치 우물 안에서만 살던 개구리가 있는 힘을 다해 우물 밖에 나왔을 때와 같은 것이지. 우물 안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개구리는 우물만 벗어나면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가는 행복을 누릴 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막상 나와보니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천적들과 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내 절망에 빠지고 말지. 보통 사람들은 우물 밖에 나온 개구리가 넓은 세상을 만나 더 성장하게 된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일세. 중요한 것은 우물 밖에 나온 개구리의 ‘의지’라네.


우물 속에 있을 때보다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살아남느냐, 아니면 자연과 생태계의 법칙 속에 도태되어 절망의 노예로 살다 천천히 죽어가느냐는 오르지 개구리의 선택에 달렸네.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나?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자네 성격이라면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 미친 듯이 발버둥을 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 다만 자네에게 덧붙이고 싶은 것은 자네를 너무 사지(死地)로 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일세. 자네를 더 아껴주고 사랑하고 믿어주게. 자네가 아니면 누가 자네에게 그렇게 해 줄 수 있겠나? 자신감만 생긴다면 자네는 누가 뭐래도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을 걸세. 또 한 가지, 주위 사람의 말은 그냥 흘러 듣고 흘러 버리게. 아 물론 자네를 잘 아는 사람들의 의견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이들을 말하는 걸세.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흘러가는 시냇물과 같이 흘러 버리게. 앞서 내가 말한 후자, 곧 세상이 넓다는 사실 또한 꼭 잊지 않기를 바라네. 그 누가 뭐라 해도 세상은 넓다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잘 알기에 이 점에 있어서 염려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자네와 동일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네. 다만 의견이 맞고 시야가 넓은 사람은 분명 존재하지.

다만 자네와 다른 관점을 취하는 사람의 말을 존중해주게. 소수라도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네. 자네도 잘 알겠지만 존중과 인격은 그 어떤 가면으로도 가릴 수 없고 거짓으로 포장할 수 없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 점에 있지.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인격이 바닥인 사람이 있고 나이가 젊어도 인격이 고상한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네. 자네가 후자를 꿈꾸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네. 마지막으로, 이미 잘 하고 있겠지만 꾸준히 글을 쓰고, 읽고, 생각하고, 자네를 돌보고, 기도하게. 지금도 이 다섯 가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잘 알지만 더욱 꾸준히, 열심히 하게.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분명 뒤따르는 보상이 있을 걸세. 건투를 비네.

From. 자네의 충실한 지지자, 레너드 F. 해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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