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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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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ut Aug 26. 2016

카페 드로잉 09. 마음이 복잡할 때

나는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질 때에는 집 근처의 카페에서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눈앞에 보이는 책장에는 몇 권의 책이 꽂혀있는지 세어보기도 하고, 근처에 놓인 화초의 줄기엔 이파리가 몇 개나 달려있는지를 세어보기도 한다. 그러다 그것이 조금 질리면 책장 위에 놓인 액자는 몇 개인지를 세어보기도 하고, 벽이나 바닥에는 어떤 무늬가 있는지 관찰해보기도 한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 크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면 무거운 마음에 붙잡혀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그 지나가는 시간에 내 마음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무거운 생각을 담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에는 볼거리가 많은 카페에 멍하니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주변에 있는 것을 하나하나 세어보자. 너무나도 무의미해 보이는 이 행동이 어쩌면 당신의 마음에 산들바람처럼 다가와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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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카페 쓴콩단콩에서, 하네뮬레 드로잉북에 코픽 멀티라이너로 그림.

2015 / 166 x 220 mm / Pen on paper + Adobe Photoshop

©greenut(Hye r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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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greenut 김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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