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와의 결혼
봄비 내리는 날
나는 그와 결혼했다.
"내리는 비를 막아줄수는 없지만 비가 오면 항상 함께 맞아줄께"
그가 불러주는 축가.
연애기간동안의 모든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인생의 반려자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의 노래처럼 모든 역경을 함께 이겨내리라 다짐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집에 와서 쓰러져 잠든 우리.
저녁에 겨우 일어나 두꺼운 화장을 지우며 "끝났다!"를 외쳤다.
다음날 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출발하자던 다짐과 달리,
우린 일요일 점심까지 기절한 듯 잠만 잤다.
축의금 정산을 끝내고 부랴부랴 짐을 싸서
우리는 그렇게 신혼여행 길에 올랐다.
결혼 준비로 지친 나와 남편이었기에,
신혼 여행을 떠나며 "우리가 해냈어!'를 외쳤다.
남편과의 오붓한 여행.
분명 둘의 여행인데 이상했다.
"여기에 엄마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엄마도 이거 먹어보면 좋을텐데"
"엄마도 이런거 좋아하는데"
"엄마 선물 뭐 사가지?"
8박 10일의 신혼 여행 속에서 남편과의 대화 속에는 어머님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처음에는 "효자니까 그렇겠지" 하던 마음이 자꾸만 불편해졌다.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 내게 남편은 화장품이나 향수를 살 것을 계속 권했다.
그래 신혼여행이니까 라며 영양 크림을 사는 내게 남편은 이야기했다.
"같은걸로 할머니꺼랑 엄마것도 사자."
효자는 원래 다 이런건가?
집에 오는 내내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다.
문득 결혼 준비 초에 남편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신혼 여행에 부모님 모시고 갈까?"
농담이냐며 웃던 내게
"부모님께서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시겠어?"
라며 이야기하던 남편.
내가 그건 아니라고 딱 잘라 거절했을때 그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진심이었다.
신혼 여행에서 돌아와 교회를 다녀오고 같이 침대에 누운 저녁,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오빠, 어머님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은 이해해.
분명 내가 오빠에게 배워야할 부분이야.
그런데 우리가 결혼한 이상, 부부가 우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해.
신혼 여행지에서 어머님 이야기가 너무 자주 나와서 조금 불편했어.
우리 관계를 우선시 해줄수는 없을까?
오빠가 원가족에 너무 얽매여 있는것 같아서 걱정이 돼"
남편은 왜 그렇게 가족에 대해 선을 긋냐고 했다.
선을 긋는게 아니라 우선 순위에 대한 논의라 했지만, 남편의 표정은 굳어갔다.
출근하고 내일 이야기하자며 잠이 든 나와 달리,
남편은 새벽까지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잠을 청하지 않았다.
마마보이와의 결혼생활의 시작이었다.
후에 남편은 이야기햇다.
"네가 그렇게 이야기했을때 많은 상처를 받았어."
비난이 아니며, 우리 가족을 위한 이야기라 계속 이야기했지만
남편은 내게 "이기적인 며느리"라는 낙인을 찍은채
이 저녁에 자신이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결혼생활 중간중간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그렇게 이기적인 며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