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조용한 축배
STN – 2025년 6월 25일
Sensing
오늘은 회사가 평소보다 조용했다. 그녀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공기가 훨씬 부드러웠다.
그동안 무의식처럼 눌려 있던 긴장감이 빠져나가고, 몸도 마음도 한 템포 내려앉는 하루였다.
월급날이기도 했다. 숫자는 똑같지만 오늘은 다르게 느껴졌다. 이유는 단 하나 — 대출 상환, 완료.
아아!!! 드디어 끝났구나. 2018년 4월부터 10년.
조금 일찍 갚았고 계획대로 끝났다.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근데 이 감정, 혼자 갖고 있기엔 조금 아깝다.
Thinking
생각보다 허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라는 말이 더 또렷해졌다.
빚 없이 살아가는 나.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뒤로 밀어놨던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뭘까?”
“어떤 걸 연구해보고 싶지?”
슬슬 아이디어를 그려본다. 구체적이진 않아도, 방향은 느껴진다.
이것만으로도 내 사고 구조가 다르게 작동하는 게 느껴졌다.
Narrating
조용한 회사, 없는 사장, 꽂힌 월급, 그리고 갚은 대출.
이 모든 조건이 맞물려서, 오늘은 참 이상하게도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날’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오늘은 내 안에서 작게 축배를 든 날이다.
묵직했던 숫자 하나를 비워내고, 그 자리에 이제 아이디어와 가능성이 들어오고 있다.
‘이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상상해도 되는 사람.
오늘 나는, 그런 내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