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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y수 Mar 14. 2024

왜 장애인을 배려해야 하냐 묻는다

미국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에 나온 장면이다.


발달장애 남자아이를 데리고 가족 4명이 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모두 연기자이고, 그들은 능숙하게 연기를 시작합니다. 남자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돌아다니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 연기자 )의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습니다. 아이 엄마는 깜짝 놀라하며 달려와 아이를 데려가지만, 손님연기자는 큰 소리로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당신 아이가 내 음식을 도둑질했어."

"미안합니다.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요. 주의시키겠습니다."

" 아니. 그럼 집에서 밥 먹어야지 왜 식당에 오는 거예요? 지금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어요."

 

손님연기자의 날 선 연기에 식당에 있던 진짜 손님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한 명의 여자손님에게 손님연기자가 직접 물었다.

" 내가 뭘 잘못한 거예요? 먼저 제 음식에 손댄 저 아이가 잘못이쟎아요. 그 부모도 잘못이고. 그런데 왜 아무도 내 편을 안들어 주는거나고요? "


여자손님이 대답했다.

"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다는 말을 아까 들었어요. 누구나처럼 저 가족에게도 함께 하는 식사 시간이 매우 소중한 시간일 거예요. 그리고 저 아이 엄마는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배워야 여러 가지 것들을 알려주고 싶은지도 몰라요. 함께 살아갈 세상이니까요"


다른 남자 손님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때문에 우리가 더 불편해요. 이 가족이 당신에게 피해를 봤다고요. 사과해야 할 것은 당신이에요. "


이후 몇 명의 손님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손님 연기자는 식당을 나갔다. 몰래카메라로 밝혀지자 상황이 실제가 아니라 다행이라 눈물 흘리는 여자 손님도 있었다.  




장애의 새로운 개념이 2001년에 만들어졌다. (WHO, 2001)

이전까지는 장애는 그 사람 자체의 문제여겨졌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애인이 살아가기 불편한 것은 그들이 장애를 갖고 있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 여긴 것이다.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불편한 몸을 가진 장애인 탓이라는 접근이다.


그런데 이후 변화 되었다.

다수의 비장애인을 위해 세팅된 환경 때문에 소수의 장애인이 불편을 겪는 것이라는 접근이다. 그래서 소수인 장애인들이 다수를 위한 세상 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다수는 소수를 배려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배려하냐는 문제가 아니라, 누가 다수를 차지하냐는 것이다.



한국장애인평생연구소 김두영 소장님의 강의에서 들은 이 내용들은 장애와 비장애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던 내 머리가 멍 해질 정도의 접근이었다. 소장님의 명강의는 아이가 장애인과 왜 수업을 같이 들어야 하냐, 왜 장애인을 배려해야 하냐고 질문했을 때 뭐라 답할 것인지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수중간에 하나의 질문이 던져졌다. 영국 어느 학교에는 한쪽이 없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셨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팔을 우리 얼굴 생김새의 차이처럼 인지한다고 하였다. 한국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있겠냐는 질문이셨다.


미국에 잠시 살았을때 우리 아이들 학교에도 휠체어를 탄 선생님이 2분이 계셨었다. 처음에 순간 놀랐지만 금방 익숙해 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들이 그 곳에 계시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서로 불편함이 없었다. 김두영 소장님은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어려워할 필요 없다고 하셨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듯 서로 다름을 알고 좋아하는 싫어하는 것을 알면 된다는 말씀이다. 다만 우리가 장애인에 대한 매너를 많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 하셨다. 잘 모르면 관계가 편하지 않고 어려워지니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내가 익숙한 사람들, 환경에 안착하고 싶어 졌다.

아이들은 더 큰 다양성과 변화속도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앞두었을 텐데, 나의 가치관이 혼란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래도 수업을 듣고 새로운 기준 하나가 생겼다. 다수는 소수를 배려할 의무가 있는 것, 그것이 다양성의 세계 속에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가치관이라는 것 말이다.









(내용출처 : 김두영 소장님의 장애인평생교육의 이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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