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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ve-moi 구해줘

기욤 뮈소 장편소설

by 노충덕

여름에 소설을 읽자고 기욤 뮈소의 소설 <구해줘>,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샀더니, 막내가 옛날 거란다.


점심 먹고 읽기 시작해 이른 저녁 시간에 마지막 장을 넘긴다.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뉴욕 거리 묘사는 메릴 스트림과 앤 해서웨이가 나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떠오르고, 리암 니슨이 주연한 ‘테이큰’ 같은 상황도 벌어지고, 뉴욕 뒷골목을 묘사에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가 떠오른다. 10년 전에 총에 맞아 죽은 경찰이 다시 등장하니 환상인지 실제인지 헛갈리게 한다.


29살 프랑스산 여자, 뉴욕에서 스타 배우가 되려고 왔으나 카페 종업원 처지, 이틀 후 프랑스로 돌아가려 준비 중인 줄리에트 보몽. 슬럼에서 자라 드물게 사회적 성공을 거둔 서른 살의 뉴욕 시티 세인트 메튜 병원 닥터 샘 갤러웨이. 그는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낸 친구이자 아내가 자살하는 걸 막아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심장이 식어있다.


소설 전반부는 이 두 남녀의 짧은 열정을 다룬 멜로영화다. 줄리에트가 타려다 내린 프랑스행 비행기 사고를 당하고, 줄리에트가 경찰에 의심을 받고 구치소에 들어가면서 소설에 국면이 바뀐다. 마약 중독자와 공급책, 뉴욕 경찰, 증인 보호 프로그램, 성실한 경찰과 보통 경찰이 등장하니 멜로영화가 스릴러, 액션 영화로 바뀌는 거다.


작가 능력이 우선이겠지만, 프랑스 여자 주인공과 뉴욕이라는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나 미국에서 친근한 공간 설정이라 소설 인기에 도움이 됐을 거라는 억지 추측을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한방에 날리는 듯. 기욤 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이어 읽자.


본문이 446쪽인 장편소설임에도 한 번 잡고 놓지 않고 읽게 되더라. 도서관밖 찜통더위가 무서워 시원한 도서관에서 나오지 않은 덕도 있다. 밝은 세상에서 초판을 2006년에 냈고, 독자는 2016년 4월 2판 60쇄를 읽은 거다.


P.S. 2016년 여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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