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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by 노충덕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최근 2년 주변에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가슴으로 말하는지, 구호를 따라 하는지 알 수 없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 바뀔 때 풍향계가 회전하는 것이 정상이듯, 구호를 따라 하는 것이 비정상만은 아닐 것이다. 인지상정이지 않겠는가. 양변을 여의라 하지 않았는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예일대 83학번)가 일본, 중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에서 정착한 이후 살아온 과정과 한국을 관찰한 내용을 부담 없이 풀어놓는다.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이는데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도그마에 가까운 단일민족이란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암기식 교육의 폐해를 보고 질문과 토론을 하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 외부 학자가 한국교육 보는 시각과 같다. 그가 한국을 공부하면서 ‘열하일기’, 장자의 ‘호접몽’, ‘다산 정약용’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한 사실과 <홍루몽>을 이해하고 중국, 한국, 일본의 문학을 견주는 모습을 보며 그의 언어 능력이 한없이 부럽다. 발효음식과 비빔밥의 매력에 흥미로워하지만 한국인의 사교문화에 대해 난감함을 드러내지만 많이 적응한 듯하다. 요즘 IT가 중요하지만,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인문학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생각 뒤에 구글의 입사시험 같은 사례가 받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인문을 공부하는 중국계 미국인이자 첼리스트 요요마, 도정일 교수(2015년 여름까지만 해도 인문학을 이끄는 유명 인사였으나 2015년 12월 그의 하와이대 석, 박사는 증빙자료 없음으로 언론에 소개됨), 김우창 교수, 하버드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승려로 살다가 독일에 선원을 운영하는 현각 스님, 세계의 지성 노암 촘스키와의 인연을 풀어놓는다.


한나 아렌트의 책도 앞, 뒤 부분에서 소개한다. “전체주의의 승리는 곧 인간성의 몰락을 부르고, 지배하는 곳마다 인간의 본질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우리 시대의 선과 악이 너무나 교묘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정치 사회적 문제와 경제적 고통이 인간적인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전체주의는 다시 나타나, 그들을 강하게 유혹할 것이다.” “세상의 악함 대부분은 악한 의도 때문이라기보다 ‘생각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한다.”

책 끝부분에 소개한 그의 학창생활은 한국에 살면서 받는 “어떻게 하면 예일대, 하버드대에 갈 수 있는가?”라는 열성 엄마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 열심히 하라. 내가 누구이고 살면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동료와 협력하는 활동에 참여하라.”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저자가 한글로 출간한 세 권의 책 중 첫 번째 거다. 2011년 노매드북스에서 본문 291쪽 분량으로 내놓은 거다. 책 제목은 철학이나 내용은 에세이라 쉽게 읽을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체주의의 기원>도 읽어야 한다.



P.S. 2016년 1월 9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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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50964937_1.jpg 출판사를 바꿔 다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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