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지음
기득권
누군가는 노력해서 얻고, 누군가는 부모 덕분에 얻는다. 노력해 얻은 권리야 인정해야 마땅하다. 부모 덕분에 얻는 기득권은 관리를 잘하면 좋은 소리를 듣고, 그렇지 못하면 욕을 먹는다.
‘남성’, ‘여성’은 생득적이다. 남성은 역사 속에서 그것만으로도 기득권이었다.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행했던 일들이 가정이나 일터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밖으로는 세상이 그렇게 바뀌기 때문에 따라가는 모양새를 갖는다. 안으로는 나이 듦에 따른 남성성의 나약함을 보고, 여성을 보는 시각이 변하기 때문이다. 나이 탓만은 아니다. 나에게는 두 번째 이유의 비중이 크다. 집안 살림과 직장 생활을 함께하면서 아이 셋을 키운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변화하게 한다.
여성의 삶을 다룬 개인적 이야기나 직장생활 경험, 예술가의 삶을 책으로 알게 된다.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남자를 위하여」, 「인형의 집」, 「루쉰 전집」이 남성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했다. 변화에 「나혜석의 말」도 덧붙여야 한다.
100년 전에 살았던 나혜석이 남성 중심 사고에서 힘들어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14편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여성으로 주체적인 삶을 산다는 일은 지금도 유효하다.
남성 우월적인 사고로 산다고 인식하고 살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더라도 성 역할을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읽어 볼 책이다.
P.S. 2020년 가을 추석 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