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다 Nov 14. 2023

선행


 삶을 살아가면서 선행을 베푸는 일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을 떼어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전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숭고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명한 물은 물감 한 방물만 떨어져도 그 색이 변하게 되듯이, 선행이라는 것도 조금의 기대가 섞이는 순간 그 색깔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돌이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호의를 베풀었다는 그 개운한 기분. 내 것을 나누었다는 뿌듯한 감정. 그 작은 티끌조차도 마음에 올려두기에는 무거운 것이니까 말이다.


 깊은 바다에 자갈돌을 하나 던져보는 일은, 사실 아무런 감상도 남기질 않는다. 나는 그처럼 선행을 하는 것 또한 내 마음에 아무런 감상도, 기대도 남기지 않은 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깊이 일렁이고 있는 상대방의 삶에, 반짝이는 자갈돌 하나를 놓아둔 채 가벼이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을 맞이하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